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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넥슨 '낙원' 클로즈 알파 테스트, 서울의 좀비 아포칼립스 속 내 집 마련의 꿈

2026년03월18일 10시10분
게임포커스 김성렬 기자 (azoth@gamefocus.co.kr)

 

익스트랙션 장르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널리 알리고 유행시킨 뒤 이제는 배틀로얄처럼 꽤나 큰 마니아 층을 보유한 장르로 확고히 자리매김 했다. 후발주자들은 다양한 특색과 저마다의 유니크함을 어필하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고, '아크 레이더스'처럼 흥행작도 배출하면서 장르 자체가 어느 정도 견고함을 갖춘 느낌을 주고 있다.

 

이 가운데 2023년 11월 프리 알파 테스트 이후 조용히 개발되고 있던 넥슨의 익스트랙션 장르 신작 '낙원: LAST PARADISE(이하 낙원)'이 클로즈 알파 테스트로 돌아왔다. 첫 테스트 이후 무려 2년 4개월 만이다.

 

 

'낙원'은 서울에 펼쳐진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색다르면서도 지극히 한국적인 색을 지닌 세계관 설정, 전통적인 익스트랙션 장르의 문법을 따르는 게임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첫 프리 알파 테스트 단계에서는 이 게임의 가능성을 엿보는 정도에 그쳤지만 그 짧은 테스트 기간 동안에도 유저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유저들의 기대감은 2년 여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했다. 테스트가 마무리 되는 16일 오후 기준으로 최고 동시 접속자는 3만 7천 명을 기록하면서 클로즈 알파 테스트 단계임에도 준수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낙원'을 오랜 시간 기다려온 유저들의 기대치에 부합한 성공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익스트랙션 장르가 어느 정도 정형화된 공식과 문법을 갖춘 지금, '낙원'은 그 정체성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서울'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한국적인 공간을 매력적으로 재구성해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있었다.

 

단순히 좀비로부터 살아남는 것을 넘어, 폐허가 된 서울의 하층민으로 시작해 '내 집 마련'을 꿈꾸며 살아남는다는 목표와 서사는 유저들에게 강렬한 페이소스를 전달한다. 이번 테스트에서 경험한 '낙원'은 단순한 장르의 답습이 아닌 과거 프리 알파 테스트 단계보다도 더욱 높아진 몰입감과 유니크한 룩앤필이 결합된 결과물이었다.

 

오프닝부터 이어지는 압도적인 몰입감

'낙원'의 최대 강점은 다름 아닌 압도적인 몰입감이다. 이전 프리 알파 테스트 단계에서는 이러한 한국적 색채와 몰입감이 희미하게 느껴졌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몰입감을 높여주는 요소들이 매우 크게 강화됐다.

 

특히 단순히 종로나 낙원상가 같은 한국적 배경을 빌려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브로커에게 구출 당해 강제로 일을 떠맡게 되는 오프닝 시퀀스로 시작되는 세계관에 대한 자연스러운 설명은 유저를 서울에 발생한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으로 깊숙하고 강하게 끌어당긴다.

 



 

낙원관리위원회에 등록되어 하층민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 과정은 물론이고, 로딩 시 나오는 일러스트나 NPC들의 룩앤필과 퀘스트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사연들 그리고 '시민 등급'과 같은 주요 시스템들은 유저가 멸망해 버린 세계의 일원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물론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나 '아크 레이더스' 같은 쟁쟁한 장르 선배 게임들도 각자의 개성이나 몰입감을 제공하는 장치들이 뚜렷하지만, '낙원'이 선사하는 몰입감은 그 어떤 익스트랙션 게임보다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특히나 한국인 유저라면 더 깊게 체감될 장치들이 플레이의 당위성을 완벽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낙원'을 플레이하며 느낄 수 있는, 정겨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낯설고 색다른 이 감성을 어디서 느꼈는지 곱씹어보니 다름 아닌 영화 '괴물'을 봤을 때였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에서 일러스트 전환 효과와 함께 흐르는 음악은 '괴물'의 OST와 상당히 유사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좀비 아포칼립스, 괴생명체와 한 가족의 처절한 싸움이 정확히 공통 분모를 지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을 배경으로 한 죽음을 가까이에 둔 어두운 분위기의 이야기라는 면에서 공통분모가 느껴졌다.

 





 

장르 문법에 충실… 낮아진 진입장벽으로 부담감 덜어

익스트랙션 장르는 어느 정도 고정된 공식이나 문법이 자리를 잡은 상태다. '낙원'은 큰 틀에서 장르의 정체성과 핵심 재미 포인트를 올곧게 계승 및 유지하면서도, 진입장벽 자체는 크게 높지 않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3인칭 시점을 채택해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1인칭 시점 특유의 피로감과 압박감을 덜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프리 알파 테스트에서 거의 '있다' 수준이었던 튜토리얼은 대폭 개선돼 적응을 돕고 있으며, 이 외에도 게임 내 각 시스템마다 상세히 가이드가 제공되기 때문에 장르 입문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진입장벽 완화 측면에서 이번 테스트에서 돋보였던 요소는 ‘최후의 저항’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체력이 모두 소진되어도 즉시 죽지 않고 감염도가 한계치에 도달하기 전까지 탈출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익스트랙션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유저들에게는 실패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완충제 역할을 한다.

 





 

지난 테스트에서 또 크게 개선된 점이라면 방대한 스킬 트리를 들 수 있다. '박스 쓰기'와 '연막탄' 등을 활용하면 솔로 플레이 시 좀비나 적 유저의 눈을 피해 안전하게 파밍하고 생환하는 스텔스 플레이가 가능하다. 반대로 '로프 다트'와 같은 액티브 스킬은 PVP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들어내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돕는다.

 

이처럼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스킬 세팅을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소위 '초식' 유저와 '육식' 유저에게는 각각 나름의 재미를 제공한다. 다만, '소리가 보인다' 스킬은 게임의 핵심인 청각적 긴장감을 해치는 경향이 있어 몰입감 측면에서의 개편이 필요해 보인다.

 



 

예상치 못한 변수와 구도, 근접 보이스와 '티밍'의 양날의 검

게임에서는 근접 보이스를 지원하는데 이는 타 게임에서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가까이 있는 다른 유저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인데, 마찬가지로 '낙원'에서의 근접 보이스는 예상외의 즐거운 변수들을 만들어낸다. 어두운 골목에서 마주친 낯선 유저와 보이스를 통해 긴박하게 협상을 시도하거나, 우발적으로 손을 잡는 '인레이드 티밍'은 PvPvE 장르 특유의 드라마틱한 전개와 예상하지 못한 재미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인레이드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아닌, 외부 커뮤니티 등을 통해 미리 입을 맞추고 진입하는 '사전 티밍'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요소다. 장르 특유의 재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협력은 장려하되, 사전에 매칭을 맞춰 플레이 하는 '사전 티밍'은 시스템적으로 강력하게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정식 출시 전에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 집 마련'의 꿈, 기대 이상으로 높은 완성도의 하우징

'낙원'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내 집 마련의 꿈'(?)을 하우징 시스템에 투영했다. 유저들은 처음 시작할 때는 낡은 컨테이너에서 시작하지만 레벨과 등급을 올리면서 더 나은 환경의 집으로 이사할 수 있다. 이 과정 자체가 상당히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동한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게임 내에서 획득하는 파밍 아이템들을 집에 직접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단순히 정해진 가구만 놓는 것이 아니라 필드에서 주워온 잡동사니나 귀중품들을 전시할 수 있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나 '아크 레이더스'에도 고급 수집품들을 전시하는 시스템이 있지만 '낙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집을 꾸미기 위해 파밍한다'는 구체적인 목표 의식을 제공하며,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암울한 세계관 속에서 나만의 안식처를 일궈가는 재미를 선사한다.

 

하우징 시스템은 그 자체로 매우 훌륭하지만 모든 유저가 꾸미기 요소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하우징 외에도 벌어들인 재화를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세기말적인 분위기에 걸맞은 의상 및 장비 커스터마이징이나 무기 성능 유지 보수 시스템 등 하우징 비 선호 유저들까지 완벽하게 포용할 수 있는 재화 소모 통로가 마련된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장르의 정체성을 지키는 총기 제한 설정

'낙원'은 게임 내 총기 사용에 대해 매우 엄격히 제한을 두고 있다. 이는 게임의 특색을 유지하는 방향성으로, 개인적으로는 세계관 설정과의 연결이나 밸런스 조절 측면에서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만약 총기나 탄약이 풍족했다면 흔한 좀비 슈팅 게임으로 전락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타이트한 제한과 큰 리스크는 근접 전투가 주는 긴장감을 적절히 유지하는 수준으로 잘 맞춰졌다고 본다. 특히나 총기가 흔치 않고 그마저도 생환 시 낙원관리위원회가 압수하는 등 세계관 설정과도 잘 맞닿아 있어, 게임의 핵심 중 하나인 근접 전투의 가치와 세계관 설정을 유지하는 훌륭한 장치로 느껴졌다.

 





 

매칭 시스템의 고도화와 전투 모션의 개선은 '숙제'

PvPvE 구도의 게임이 가지는 숙제 중 하나가 바로 '전투 지향 유저'와 '파밍 지향 유저'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서로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PVP, PVE 어느 하나를 제외하고서는 이 구도에서 오는 재미가 훼손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아크 레이더스'의 이른바 '카르마 매칭' 시스템을 참고해 볼 법하다. 유저의 과거 플레이 행적이나 성향(공격성 등)에 따라 유사한 카르마를 가진 유저끼리 매칭해 주는 식이다. PVP를 즐기는 유저들은 그들끼리 더욱 치열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생존과 파밍을 우선시하는 유저들은 상대적으로 평화롭거나 협력적인 구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배려한다면 보다 폭넓은 유저층을 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 테스트에 비해 전투는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 근접 전투이기에 필연적으로 생기는 한계는 이해되지만, 조금 더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모션과 과하게 복잡하지 않은 공격 방식의 추가를 고려해 봄직하다.

 





 

개성적인 세계관 설정과 감성 갖춘 '낙원', 디테일과 콘텐츠 보강을 기대해 보자

'서울 배경의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하층민으로 살아남아 내 집을 마련하고 시민 등급을 올리며 살아남기'라는 게임의 거시적 목표는 그 자체로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유니크한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테스트의 최고 동시 접속자 3만 7천 명이라는 수치가 증명하듯 이러한 개성은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장르의 문법을 잘 지키면서도 '낙원' 자신만의 독보적인 개성을 갖추는데 성공한 만큼, 유저들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출시일을 확정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특히 현재의 준수한 완성도를 유지하며 글로벌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디테일을 조금 더 보강한다면 익스트랙션 장르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Good Point

독보적인 한국적 몰입감: 오프닝부터 시스템 전반에 녹아 든 노련한 세계관 구축.

유니크한 목표 의식: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서 시민 등급을 올리며 살아남기'라는 매력적인 서사와 게임성의 결합.

지표로 증명된 기대감: 클로즈 알파 단계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 3만 7천 명 기록.

강력한 수집과 배치 재미: 모든 파밍 아이템의 하우징 배치 가능으로 인한 파밍 동기 부여.

소셜 플레이의 재미: 근접 보이스와 스킬 조합이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인게임 변수와 상호작용.

 

Needs Improvement

재화 소모처 다각화: 하우징 외 의상, 무기 시스템 등 비선호 유저를 위한 콘텐츠 확보 필요.

매칭 고도화 및 공정성 확보: 카르마 매칭 고려 필요. '사전 티밍' 등 공정성 해치는 행위에 대한 시스템적 조치 요구됨.

근접 전투 및 모션 디테일: 무기 별 모션 특색 강화 및 바리에이션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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