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교과서적인 리메이크 '하늘의 궤적 the 1st', 속편도 빠르게 내 주기를...

등록일 2025년09월19일 09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다양한 게임들을 적극적으로 한국어화 출시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는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CLE)가 팔콤의 대표 시리즈 '궤적' 첫 타이틀을 리메이크한 '하늘의 궤적 the 1st'를 19일 일본과 동시 발매했다.

 

2004년 처음 등장한 '하늘의 궤적'은 RPG 애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왕도 스토리, 반전, 재미있는 전투... 기자처럼 '하늘의 궤적'으로 시리즈 처음부터 함께해 왔다면 에스텔과 요슈아에게는 각별한 감정이 있을 것이다.

 

PS Vita로 이식된 것을 마지막으로 현세대 기기에서는 플레이할 방법이 없어 아쉬웠는데, 팔콤이 '하늘의 궤적'을 풀 리메이크해 플레이스테이션5와 스위치로 발매한다고 발표해 기대와 함께 제대로 리메이크가 될지 걱정하는 마음도 가진 채 기다려 왔다.

 



 

CLEK의 협력을 얻어 한발 먼저 플레이해 본 소감은 한마디로 '걱정은 기우였다'가 되겠다. 현대적 그래픽과 시스템을 도입하고 새로운 더빙으로 신선함도 더했다. 에스텔과 요슈아의 매력은 그대로였고, 수십번 돌아다니며 너무나 잘 아는 장소들도 3D로 구현되어 탐험하는 재미를 줬다.

 

'하늘의 궤적 the 1st'를 플레이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하늘의 궤적 the 1st'는 어떤 게임인가
2004년 발매된 '영웅전설 VI: 하늘의 궤적 FC' 의 풀 리메이크작이다. 엔진도, 전투 시스템도 필드도 모두 최신작인 '계의 궤적'에 버금가는 완전 최-신 사양으로 리메이크됐다.

 



 

격자 맵에서 턴제 전투만 진행하던 원작을 필드 배틀과 커맨드 배틀이 조합된 최신 궤적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전투 시스템은 스턴치나 추격 등 '섬의 궤적' 이후로 추가된 요소들이 적극 반영됐다. 물론 시대의 발전과 함께하는 전술 오브먼트와 쿼츠 시스템은 그 시절 그대로이다.

 

필드맵의 편의성 면에서 최근의 경향을 반영, 수집요소와 이벤트, 그리고 루팅 아이템도 모두 표시해 주며 빠른 이동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마을도 엔진을 십분 활용하여 풀3D로 제작했다. 다만 모종의 이유로 심리스 시스템은 아니고 건물에 들어갈 때 로딩 후 별개의 맵을 사용한다. 이 부분만 제외하면 최신 궤적 그 자체이다.

 



 

여기에 캐릭터 모델링, 일러스트도 격변했다. 최신 유행이 반영된 세련된 복장과 외모에 성우진도 대거 교체됐다. 물론 그대로 유지되는 성우도 존재하는데, 성우 본인이 강하게 원했다는 올리비에 렌하임 성우는 그대로이다.

 

시리즈의 시작을 현 시점에서 접한 소감
'궤적 클래식'을 만나는 느낌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클래식 서버를 처음 접했을 때의 그 느낌에 가까운 것 같다. 마침 와우 오리지널 서버 오픈일도 '하늘의 궤적 FC' 발매일과 비슷했던 것 같은데...

 



 

농담 같지만 조금 진지한 이야기를 하자면, 찾아보면 비슷한 예는 꽤 있겠지만 '궤적'이라는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으로 쭉 '제무리아 대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싶은 것이다.

 

'하늘의 궤적 FC'부터 시작해서 최신작인 '계의 궤적'까지 많은 작품이 나왔지만 쭉 제무리아 대륙을 배경으로 하고, 약간씩 시간대와 조명하는 지역이 달라 질 뿐 NPC들은 거기에서 계속 살아가고 있다는 점. 이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NPC에 이름을 붙이고 사건의 진행에 따라 대사가 바뀌고, 다른 작품으로 넘어가도 전에 본 NPC가 나이를 먹고 다시 나오고... 그러니까 그런 것이다. '제무리아 대륙'은 실제 존재하지 않더라도 '궤적'이라는 세계 내에서는 존재하고 시간도 흐르는 곳이다. 어떤 의미로는 제무리아 대륙 사람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보는 것이 '궤적'이라는 게임이 아닐까 싶어지는 것이다.

 

조금 감상적인 이야기로 흐르는 것에는 '계의 궤적'의 엔딩이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아무튼 이번 '1st' 를 보는 리뷰어의 입장은 그러하다. 클래식 리부트. 마침 '영웅전설'도 빠지고 그저 '궤적'이 됐다.

 

인상적인 부분들
일단 그래픽이 굉장히 아름답다. '그래픽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아주 오래 전, 아마도 팔콤이 큰 결심을 하고 3D로 넘어왔을 '섬의 궤적'부터 들어왔다고 생각하는데 그 시점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회사 규모 상 바로 '짜잔' 하고 좋아질 수는 없는 법 아니겠나. 계획을 세우고 직원의 역량을 기르고 하나하나 조금씩 발전시키면서 '여의 궤적'까지 와서 이제야 들려준 대답이 1st가 아닐까.

 



 

물론 마을을 보기 좋게, 그리고 FC 시절의 마을의 추억을 해치지 않도록 만드는 도중 희생한 부분 -심리스 맵이라거나-이 있고 어느 정도 눈속임으로 가려둔 부분도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진짜로 화면이 보기 좋다.

 

팔콤 게임의 그래픽에 감탄하는 날이 오다니... 인물 그래픽도, 마을 그래픽도 아츠 효과도 모두 '저희 리메이크할 수준이 됩니다' 라고 외치는, 그렇다 이것은 일종의 과시가 아닐까. 에거트의 근육 묘사 같은 부분에서 특히...

 



 

FC가 '궤적'이라는 시리즈를 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공신인 올리비에 렌하임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물론 일등공신은 당연히 에스텔이겠지만 그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고, 궤적 전반 -그러니까 '시작의 궤적'까지- 의 주인공은 사실상 올리비에라는 점을 웅변하듯 정말 존재감이 끝내주는 연기를 보여준다. 성우가 대부분 교체되는 와중에 코야스 타케히토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경험해 보자.

 



 

그리고 '그 연극'... 이 연극 자체가 '궤적' 시리즈 전체의 스포일러라 생각하고 있기에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딱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이 대목에서는 '배속모드가 동작하지 않는다'.


아니 이렇게 배속을 못 하게 해 두면 더욱 의심이 심해질 수 밖에 없는데... 물론 눈부신 미모를 감상하면 금방 지나가는 대목이긴 하다.

 



 

'궤적' 팬이라면 FC의 스토리쯤은 외우고 있겠지만 일단 프리뷰이기도 하고 이번 작으로 '입문'하는 유저를 위해 스포일러는 여기까지 해 두도록 하겠다. 게임 전체 플레이 시간이 최근 작품들처럼 긴 편은 아니다.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먼저 유려한 그래픽과 리뉴얼된 음악, 성우들의 열연에 박수를 보낸다. '궤적' 시리즈에서 생각할 수 있는 최대한까지 반영된 편의성도 칭찬해야 할 부분이다. 올리비에 렌하임(CV. 코야스 타케히토)의 열연과 존재감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언급해둬야할 것 같다.

 



 

잘 짜여진 전투 밸런스도 좋았는데, 초심자라면 이지 난이도 정도면 상쾌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고, 고인물 유저에게는 초회차 나이트메어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빠른 로딩도 좋았다. PS5 노멀 기준 게임을 켜고 메인 메뉴에서 컨티뉴를 누르고 로딩이 완료되어 캐릭터를 움직일 때까지 5초도 걸리지 않는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먼저 오발 드라이브와 도력기, 그러니까 소위 '기술발전'의 문제를 먼저 꼽아야겠다. 필드 전투 중 퀵 아츠가 없어서 밸런스가 어긋나는 부분이 존재한다.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는 주범이다.

 

한가지 더 아쉬웠던 점은 마수가 식재료를 너무 짜게 준다는 점 정도로... 식재 드랍률이 낮아 에스텔과 요슈아가 굶어죽을 지경이었다. 그 외에는 특별히 흠잡을 부분이 없었다.

 

총평, 90점 이상은 줘야할 게임
점수를 매기자면 90점 이상은 줘야겠다. 물론 이 평가에는 그 옛날 '제로의 궤적'을 플레이하고 그대로 '궤적' 팬이 된 리뷰어와 '하늘의 궤적'만 5번 구입한 기자의 추억 보정이 조금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늘의 궤적'의 리메이크로 보면 거의 단점이 없는 수준이다. 원작을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즐기기에 정말로 최적화된 작품이다. BGM도 오리지날/어레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궤적'이라는 작품을 접해본 적 없고 '너무 시리즈가 길어서' 꺼려온 유저에게 권하는 입장이라면 80점 정도를 줄 수 있겠다. 최근 나오는 게임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지만, 스토리나 던전 베이스는 20년 전의 그것이므로 추억 보정을 빼고 냉정하게 보면 조금 구식 디자인인 게임이 잘 다듬어지다 못해 반짝반짝 윤이 나는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할까.

 



 

필드 전투가 조금 고지식한데다 쿼츠 세팅, 강화효과 훔치기 등 팬이라면 다들 당연시하고 알아서 하는 시스템이 엄청나게 깊고 복잡하다. 그런 하드함이 발목을 잡기에 시리즈 입문자라면 이지 정도의 난이도를 권장한다. 필드의 수상한 상자는 항상 조심하자.

 

사실 리뷰어는 '하늘의 궤적'을 건너뛰고 '제로의 궤적'부터 입문해 시리즈를 따라온 팬으로 태양신 에스텔교에 투신한 적이 없어 나름 신선한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거 완전 '제무리아 관광열차 1일차' 수준이 아닌가... 반가운 얼굴, 어디서 한번쯤 본 얼굴들이 여기저기 다 모여있는 '전설의 시작'. 이대로 빠르게 2nd가 나와서 리듬을 이어가 주길 기대하며...

 

저는 '제로의 궤적' 리메이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로이드와 친구들은 그대로 완벽합니다. 크로스벨 시티여 영원하라!... 하지만 리메이크로 재출발하며 입문한 사람들을 위해 결국 리메이크가 되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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