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도 남은 네오위즈 '탭소닉 탑'

등록일 2018년04월23일 09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이제는 아이돌(스타)과 리듬게임의 만남이 그리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데레스테'나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 등 다양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리듬게임들이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크게 성공한 가운데, 이러한 콘셉트를 따온 리듬게임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최근 '뮤즈메이커'를 통해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네오위즈가 '디제이맥스'와 함께 국내 인기 리듬게임 중 하나로 손꼽히는 '탭소닉' 시리즈의 후속작을 새롭게 선보였다. 아이돌과 리듬게임의 만남으로 탄생한 '탭소닉 탑'이 그 주인공.

 


 

'탭소닉 탑'은 글로벌 2,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던 '탭소닉'의 후속작으로, '디제이맥스'와 '탭소닉', 그리고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Q' 제작에 참여한 'ARES' 팀이 개발을 맡아 정통성을 이어 받았다. 특히 네오위즈표 리듬게임들에 수록된 각종 음원들이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 '혜성' 등 오리지널 음원도 더해 매력을 더했다.

 

'탭소닉 월드 챔피언'에 이어 새롭게 출시된 '탭소닉 탑'은 어떤 모습으로 유저들을 찾아왔는지 게임포커스가 직접 플레이 해봤다.

 

눈에 띄는 화려한 UI와 각종 '네오위즈표' 음원들
'탭소닉 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UI다. 마치 '페르소나'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화려하고 역동적인 연출은 이목을 집중시킨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연출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런점을 감안해도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독보적인 퀄리티를 자랑한다.

 


 

특히 메인 화면에서의 연출 뿐만 아니라 노트 처리 등 실제 게임 내 파트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이 엿보인다. 다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가독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어서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리듬게임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음원은 만족스럽다. 'OBLIVION', 'Ladymade Star, 'Hello Pinky' 등 전통의 '디제이맥스' 음원들이 '네오위즈표' 리듬게임임을 어필하고 있으며, 걸그룹 '하이틴'이 부른 '혜성', 'Loving U'와 'LENA'의 'Tok! Tok! Tok!', '너랑 있으면' 등 다수의 음원들도 귀를 즐겁게 한다. 스테미너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음원은 계정 레벨에 따라 무료로 제공되는 만큼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불합리한 난이도와 판정
반면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느껴지는 경험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상당수 존재해 아쉬움을 남긴다.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문제점은 판정이 지나치게 타이트 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퍼펙트 플러스 판정은 상당히 받기 힘들고, 슬라이드 노트의 경우 조금만 라인을 벗어나도 곧바로 미스 판정을 받아 체력을 잃기 십상이다. 다만 20일 패치를 통해 슬라이드 노트의 판정이 개선되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어 접근성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슬라이드 노트 외에도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 색은 보라색으로 같지만 탭과 플릭으로 나뉘어진 노트는 빠른 BPM의 곡을 플레이할 때 혼란을 가중시킨다.

플레이 도중 노트가 내려오는 라인의 수가 바뀌는 '라인 체인지 노트'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같은 곡임에도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노트 패턴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보이지만, 라인 변경 후 곧바로 튀어나오는 노트들은 처리하기 매우 곤란해 피로도를 가중시킨다.

 


 

이 외에도 노트가 내려오는 라인 자체가 미묘하게 대각선으로 구성되어 있고, 물리 버튼이 없는 터치스크린 방식이기에 엉뚱한 곳을 잘못 누르게 되는 점 또한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특히 라인과 판정 원의 위치가 서로 매우 좁기 때문에 온전히 노트와 노트 처리에만 신경을 쓰기 힘들게 만든다. 전작인 '탭소닉 월드 챔피언'이나 레이아크의 '디모'와 같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널널한 터치 범위가 생각나는 순간이다.

 


 

앞서 모아놓은 아쉬운 점들과 높은 난이도일수록 체력이 심하게 많이 깎이는 시스템이 합쳐져 불합리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하드 난이도에서는 노트를 몇 개 놓쳐도 그럭저럭 버틸 만 하지만, 익스퍼트 난이도에서 체력 상승이나 실드 스킬을 보유한 캐릭터를 덱에 끼워 넣지 않으면 노트를 4~5개만 놓쳐도 게임 오버 당하기 십상이다. 채보가 오히려 쉬운 편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더욱 잘 와 닿는다. 노트가 눈에 보이고 충분히 처리할 능력이 있음에도 게임에서는 미스 판정을 내버린다. 관심과 재미가 떨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요약하면 매우 짠(?) 판정과 라인 및 터치 스크린이라는 구조적 문제, 그리고 체력 감소 시스템의 불합리함이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스코어링은 고사하고 완주를 하기 위해서는 매우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체력, 실드 스킬을 보유한 캐릭터를 반 강제로 덱에 포함시켜야 한다.

 


 

물론 이러한 체력과 실드 등의 보정 시스템은 리듬게임 초보자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또 유저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전략적인 덱 구성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특히 풀 콤보와 스코어링을 하는 유저에게는 수집과 육성, 그리고 덱 구성 자체가 하나의 재미 요소로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지금보다 판정은 여유롭게 하되, 캐릭터들이 보유한 스킬들은 덜 영향을 미치도록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덕심' 자극하지 못한 '아이돌' 콘셉트
한편, 기존의 '탭소닉' 시리즈와는 다른 전략으로 선택한 '아이돌' 콘셉트도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데레스테'나 '뱅드림'과 같은 노선을 걷고자 한 점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두 게임 모두 대규모 미디어믹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이미 캐릭터 및 설정에 대한 기반이 확실하게 다져진 게임이다. 반면 '탭소닉 탑'은 이러한 측면에서 지극히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최고의 스타를 육성하는 프로듀서의 이야기는 이젠 다소 식상해진 느낌이다. 또한 이를 게임 내에서 풀어내는 방법도 단순히 일부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스토리 모드로 구현되어 있으며, 이 외의 캐릭터들의 설정은 텍스트 몇 줄로만 채워져 있어 매우 부실하게 느껴진다.

 


 

같은 아이돌(밴드) 콘셉트의 리듬게임인 '뱅드림'은 기본적으로 리듬게임과 육성 사이의 비중 줄타기를 잘 한 느낌이었다. 기본적인 볼륨도 훨씬 크며, 밴드를 키워나간다는 목적 또한 밴드 별 스토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유저에게 전달한다. 캐릭터간 관계와 '소녀들의 성장기'라는 핵심 주제 또한 탄탄하고 흥미롭게 전개된다. 더불어 미디어믹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성우 이벤트나 라디오, 공연 등 게임 외적인 활동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대규모 미디어믹스 전략을 펼치기에 '탭소닉'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탭소닉 탑'은 매우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출시 전 공개됐던 인터뷰에서 개발진은 스토리 모드에서 기본적인 부분을 제공하고, 이후에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기 보다는 전적으로 팬들에게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얼핏 보면 적절한 전략으로 보이기도 한다. 서브컬쳐를 이끌어가는 유저들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다 못해 마음에 든 캐릭터간 관계나 키, 몸무게, 쓰리 사이즈를 가지고도 수많은 사이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유저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동적 전략은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고, 이용자들의 반응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우주 최고의 스타를 육성해야 한다는 큰 흐름은 잡혀있지만, 캐릭터들의 설정이나 매력 포인트를 게임 내에서 적극적으로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스토리에서 메인 캐릭터 4인방과 레나의 만담만으로는 '덕심'을 자극하기에는 부족하다.


예를 들면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유리는 소꿉친구인 유진을 짝사랑하며, 유진은 자신의 밴드에 유리를 얼굴 마담으로 영입했지만 자신의 지론 때문에 그녀를 껄끄러워 하고 있다는 설정이 있다. 이용자들이 캐릭터의 '스토리 북' 메뉴를 직접 살펴봐야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당장 곡을 완주하고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기 바쁜 상황이기 때문에(자동 연주가 있다고는 하지만, 캐릭터를 육성하는데도 RPG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다) 메인 캐릭터를 포함한 대부분의 캐릭터 백그라운드 스토리에는 관심을 가지기 어렵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그리 크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이러한 스토리를 찾아본다고 하더라도 와 닿지 않고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 버리기 십상이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지 못한 '탭소닉 탑'
'탭소닉 월드 챔피언'은 온전히 리듬게임 마니아들을 위한 '탭소닉'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기존의 '탭소닉'을 즐겼던 이용자들을 주요 타겟으로 했다는 점, 그리고 동시에 '트렌드세터(Trend Setter)' 리듬게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도 잘 와 닿았다.

 

또한 최근 출시된 '뮤즈메이커'도 이용자 타겟팅 측면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0~30대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 꾸미기 및 의상 수집 콘텐츠와 쉽고 뛰어난 완성도의 리듬게임의 접목은 인상적이었고, 유의미한 성적과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탭소닉 탑'은 기존에 리듬게임을 즐기던 이용자들, 그리고 아이돌 콘셉트의 게임들을 좋아하는 서브컬쳐 마니아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친 느낌이다. 캐릭터의 수는 적은 편이 아니지만 개개인의 매력은 잘 느껴지지 않으며, 게임 내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어필 하지도 않는다. UI 등 비주얼은 모바일게임 중에서도 독보적일 정도로 매우 뛰어나지만, 게임 내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상당수 존재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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