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19]요즘 제일 잘나가는 인디게임 'SKUL', 폭발적인 흥행 뒤에는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있었다

등록일 2019년09월07일 09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인디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게임은 'SKUL(스컬)'이다. '스컬'은 광주 전남대학교의 게임 개발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한 사우스포게임즈의 첫 작품으로, 머리를 바꿔가며 다른 전투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과 고퀄리티 도트 그래픽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스컬'의 데모 버전을 소재로 한 콘텐츠들을 제작하면서 게임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에 '스컬'은 진행 중이던 크라우드 펀딩의 목표액을 달성한 것은 물론, 리워드 보상 갱신을 위해 다시 시작한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추가로 목표액을 달성하는 등 인디게임으로서는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우스포게임즈 측은 게임의 인기에 힘 입어 10월 말 게임의 스팀 얼리 액세스를 실시하며, 오는 12월 중 스팀 및 콘솔 플랫폼을 통해 '스컬'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첫 작품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게임포커스가 사우스포게임즈의 박상우 대표와 만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게임의 흥행 비결에 대해 최근 국내에서 인디게임을 응원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스컬'의 흥행에는 단순히 시장의 상황 뿐만 아니라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사우스포게임즈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야심차게 만들었던 '스컬'의 프로토타입, 벼랑 끝에서 내린 과감한 결단

 



 

'스컬'은 최근 인디게임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지만, 박상우 대표는 '스컬'의 초기 버전이 지금과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처음 게임을 개발할 당시, 팀원 대부분이 '엔터 더 건전'에 매료되어 있어 탑뷰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개발진 대부분이 슈팅보다는 근접 액션을 선호했기에 초기 버전의 '스컬'은 탑뷰 시점의 근접 액션 게임으로 출발했지만, 8개월에 걸쳐 완성한 프로토타입 버전은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오랜 시간 몰두한 프로젝트가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박상우 대표는 과감하게 게임을 뒤엎고 처음부터 다시 개발하자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탑뷰 시점의 게임을 횡스크롤 게임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모든 그래픽 리소스를 새로 만들어야하는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실패작에 계속 집중하기보다는 늦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박상우 대표의 생각이었다. 다행히 프로토타입을 만들면서 게임의 전반적인 콘셉트를 정해두었던 만큼, 새로 만드는 과정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고.

 

박상우 대표는 "탑뷰 시점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액션을 표현하기도 어렵고 비용도 만만치 않더라"며 "꾸역꾸역 게임을 만들어나가기 보다는 늦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게임을 만들자는 결정을 내렸다. 팀원들도 고민 끝에 의견을 수용했는데, 지금은 프로토타입을 폐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자신감이 없었다면 절대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가 높은 '해골'을 주인공으로, 뒤집힌 선악관계 보여줄 것

 

 

'스컬'의 가장 큰 매력은 머리를 바꾸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로그라이크 장르 게임의 기본적인 재미가 무작위로 등장하는 장비를 획득해 성장하는 것인 반면, '스컬'에서는 캐릭터의 머리가 장비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 머리를 바꾸면 전투 스타일 뿐만 아니라 외형도 상당 부분 달라지는 만큼, 데모 버전을 플레이한 많은 유저들이 머리를 바꿔가며 싸우는 '스컬'의 전투 시스템에 호평을 내렸다.

 

머리를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꾸준히 유지된 것이다. 게임의 주인공으로 일찌감치 해골을 선택했는데, 각종 문화 콘텐츠에서 해골의 머리가 자주 분리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시스템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박상우 대표는 "문화 콘텐츠에서 해골은 상당히 다양한 복장으로 등장한다"라며 "갑옷을 입은 졸병부터 몸에 불꽃을 두른 최종 보스 등 표현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해골을 게임의 주인공으로 삼았다"라고 말했다.

 



 

'스컬'의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총 20종 정도의 머리를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다만, 데모 버전을 기준으로 높은 등급의 머리를 획득할 경우 게임이 지나치게 쉬워진다는 피드백이 나오기도 했다. 박상우 대표는 특정 머리가 지나치게 강한 것이 의도한 사항이라고 답했다. 그는 "데모 버전은 게임의 콘셉트를 이해하기 위함이다"라며 "게임 초반에 얻을 수 없는 머리를 의도적으로 데모 버전에서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데모 버전보다 조금 더 높은 난이도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RPG의 클리셰를 비튼 '스컬'의 스토리 라인도 좋은 평가를 받는 요소. 일반적인 게임에서 주인공은 정의의 세력이 되어 마왕을 물리치는 것과 달리, '스컬'에서는 마왕이 용사 일행에게 납치를 당하고 하수인인 주인공이 이들을 무찌르러 가는 조금 독특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상우 대표는 "해골을 주인공으로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JRPG의 클리셰를 비틀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노력 덕분

 

출처 - 소니쇼 유튜브
 

한편, '스컬'은 데모 버전이 공개된 이후 인디게임 마니아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통해 게임이 인터넷 방송에 소개되면서 일반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점차 이름을 알리는 상황.

 

박상우 대표는 "게임이 인터넷 방송에 소개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은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인플루언서 분들이 게임을 즐겨주실 줄은 몰랐다"라며 "최근 국내에서 인플루언서들이 나서 인디게임을 알리려는 노력들을 보여주는 시기와 우리 게임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컬'의 흥행이 단순히 시기 덕분은 아니다. 사우스포게임즈는 '스컬'을 개발하기 이전부터 완성도 높은 액션 게임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꾸준히 지속했으며, '스컬' 이전에도 다양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을 만들면서 차근차근 역량을 쌓아온 개발팀이다. 박상우 대표는 "플랫포머 액션이 인디게임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 게임들을 좋아하고 많이 개발했던 만큼 데모 버전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고퀄리티 픽셀 그래픽의 뒤에도 사우스포게임즈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픽셀 아트가 어떤 느낌인지, 또 시장에서 픽셀 아트를 활용한 게임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정작 내부에서 픽셀 아트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 이에 초기 단계에서는 해상도를 너무 크게 잡아 비효율적으로 리소스를 소모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관련 분야에서 노하우를 지닌 사람을 찾아 공부하고 개선한 끝에 지금의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고.

 

박상우 대표는 "액션 게임을 정말 좋아하다보니 항상 좋은 액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라며 "그동안 쌓아오고 공부했던 것들을 '스컬'에 담아낼 수 있어 정말 좋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상우 대표는 "BIC에 처음 방문했는데 정말 축제 분위기라서 너무 좋다"라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새롭고 즐겁다"라고 'BIC 2019'에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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