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여대생 여자친구가 어느날 국회의원이 됐다... 팀 마르카브 '내 여자친구는 국회의원'

등록일 2018년04월02일 07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 개발 및 출시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이제는 누구나 게임을 개발하고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게 됐고 특히 스팀이나 구글 플레이 같은 게임 제공 플랫폼을 통해 좋은 게임을 더 많은 유저들에게 선보일 수도 있다.

이처럼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늘어나면서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다양한 인디 개발사들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들 중 몇몇 개발사들은 메이저 회사 못지 않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하는 상황.


최근 구글 플레이를 통해 출시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내 여자친구는 국회의원'은 인터넷에서 모인 개발자들이 서로 힘을 합쳐 만든 게임이다. 참신한 설정과 미려한 일러스트로 많은 관심을 받아 개발팀이 진행한 후원 프로젝트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서 지난 3월 17일 드디어 게임이 출시되었다.

인디 개발팀의 열정이 담긴 '내 여자친구는 국회의원'을 플레이 해 봤다.

참신한 설정 돋보여


'내 여자친구는 국회의원'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게임의 설정이다. 게임의 배경은 현실과 닮아있는 가상의 세계. 이 곳에서는 모든 일들을 제비 뽑기를 통해 결정한다는 전통이 있다. 공원을 지을 부지를 선정하는 행정 업무를 비롯하여 국정을 담당하는 국회의원까지 모든 것을 제비 뽑기를 통해 결정하는 것.

주인공 이태영은 연애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남자이다. 그런 그에게 백서진이라는 모두의 선망을 받는 여자친구가 생기게 된다. 평범한 자신을 왜 좋아하는 것인지 마음 한 켠으로는 불안한 기분이 드는 이태영, 서로의 사랑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둘은 한동안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낸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백서진이 제비 뽑기를 통해 국회의원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국회의원이 되어버린 백서진은 자신의 남자친구인 이태영을 보좌관으로 임명한다. 한순간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여자친구와 아직은 사랑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남자친구, '내 여자친구는 국회의원'은 참신한 설정을 바탕으로 두 남녀의 풋풋한 사랑을 그리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선택지를 통해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


'내 여자친구는 국회의원'은 텍스트에 기반한 연애 시뮬레이션이다. 게임 진행 전반이 텍스트에 의존해서 흘러가기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지만, 선택지를 통한 멀티 엔딩 시스템 덕분에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게임 초반부터 분기를 나누는 선택지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인물들의 성격이나 전후 사정들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여기에 세이브 슬롯도 넉넉하게 주기 때문에 다회차 플레이에 대한 걱정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한번에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점도 유저의 편의성을 고려한 부분이라고 느껴졌다.

모바일 플랫폼에 잘 맞는 UI 구성


UI 구성에서는 모바일 환경에서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텍스트 기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UI 숨기기, 백 로그, 자동 읽기 등의 기능을 터치 방향 하나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화면을 가리는 복잡한 UI 없이 큰 화면에서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었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일러스트와 OST


일러스트와 OST 역시 큰 장점이다. OST의 경우 피아노 반주를 기본으로 각 상황에 맞는 OST들이 준비되어 있다. OST는 게임 내 메뉴에서 따로 모아서 들어볼 수도 있기 때문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인상깊게 들었던 곡들을 다시 들어볼 수 있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러울 듯 싶다.


일러스트 역시 게임 내 분위기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취향에 맞는 사람들이라면 일러스트를 보고 게임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게임 내 이벤트 신에서는 캐릭터들이 SD로도 등장하는데, 이 캐릭터들 역시 상당히 귀엽다. 일러스트는 OST와 마찬가지로 게임 내 메뉴에서 모아볼 수 있어 일러스트를 모으는 재미도 있었다.

다소 지지부진한 이야기 전개


게임 내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극 중의 갈등 구조가 단순하여 스토리 진행 역시 다소 지지부진해지는 것. 이런 단조로움은 게임 내에 등장하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으며, 게임 내에 등장하는 인물 역시 3명 뿐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인 문제다.

이야기 전개에서 새롭게 등장하여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인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게임 내내 같은 형식의 갈등 구조가 반복된다. 사랑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주인공은 혼자서 같은 내용의 고민을 반복하며, 여자친구인 백서진 역시 숨기고 있는 사실을 말할 지에 대한 고민을 게임 내내 반복한다. 인물들의 갈등을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내용상의 진전이 없이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도는 느낌이라 다소 아쉬웠다.

참신한 소재를 끝까지 가져가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내 여자친구가 제비 뽑기를 통해 국회의원이 되었다'라는 소재는 참신했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하면서 이런 매력적인 설정이 소외된 채 평범한 연애 이야기로 전개되는 것은 아쉬웠다. 국정의 사건과 음모, 문제 해결 등의 내용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는 부분.

두 사람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게임이 마무리되지만 그 과정에서 게임 내에서 주요 소재가 될 것처럼 묘사했던 제비 뽑기의 문제점이나 국회의원이 된 여자친구에 대한 내용들은 전혀 마무리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웠다. 매력적인 소재를 통해 유저들의 관심을 끈 만큼, 해당 내용에 대해서도 게임 내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하지 않았을까.

게임 진행을 어렵게 만든 버그


한편,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버그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자동 읽기 기능을 사용할 경우 일부 대사가 출력되지 않거나 갑작스럽게 대화가 넘어가는 현상들이 발생한다. 특히나 게임 후반부에 가서 이런 문제점들이 발생하는데 중요한 대화들이 나올 순간에 버그들이 발생해서 대화를 보지 못한다는 점은 상당히 치명적인 버그라고 생각한다. 빠른 시일 내에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쉬움이 남지만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비록 단순한 갈등 구조와 용두사미 격의 마무리, 자잘한 버그들이 아쉬웠지만, 참신한 소재를 통해 매력적인 서두를 제시한 점에서는 '내 여자친구는 국회의원'을 개발한 '팀 마르카브'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일러스트와 OST의 경우에는 웬만한 메이저 게임사들의 게임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느껴졌다.

'내 여자친구는 국회의원'을 통해 어느덧 두 번째 작품을 출시한 '팀 마르카브'. 그들의 최종 목표가 '19금 게임'(?)을 개발하는 것인 만큼, 이번 작품에서의 아쉬운 부분들을 가다듬어 차기작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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