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연상호 감독 신작 '염력', 장르 액션보다 주제의식에 집중한 영화

등록일 2018년01월30일 12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부산행'으로 1156만명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 개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 발 앞서 확인해 본 염력은 '히어로'나 '초능력' 같은 장르무비 수식어로 예상할 수 있는 그런 영화와는 크게 동떨어진 영화였다.

염력은 장르, 설정, 소재보다는 재벌과 공권력의 문제, 언론의 문제 등 감독이 고발하고 싶은 이 사회의 문제들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에 집중한 영화로, 20여년 전 대학 신입생 시절 '만화동아리'라고 해서 문을 두드렸다가 '운동동아리'라 당황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극 중 주인공은 보증을 섰다 망하고 가족을 버리고 야반도주한 남성이다. 우연히 초능력을 얻어 초능력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하지만 철거중인 시장에서 철거용역 깡패들에 맞서던 가족과 만나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초능력 히어로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기대되는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악당과 부패한 자들을 현실을 넘어선 능력으로 응징하는 통쾌함, 강력한 액션같은 것들 말이다. 이는 권선징악형 심플한 플롯에 담아도 충분히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이다.

염력은 소시민 주인공이 초능력을 얻어 철거용역 깡패들에 맞서는 중반부까지는 이런 장르의 기본을 따라가는 척 하지만 중반부 이후 급격하게 사회고발 영화로 방향타를 돌린다. 권력 앞에 개인은 무력하며 재벌과 언론은 초능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공고한 힘이다.

감독은 이런 본인의 생각을 여과없이 전달하지만 그런 공고한 권력과 유착을 약한 자들이 이겨낼 방법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초능력 히어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카타르시스가 없는, 초능력이 발생하지만 힘에 대한 규명이나 자세한 설정이 일절 존재하지 않고 세상도 초능력에 관심이 없는 기묘한 설정과 묘사의 영화였다.

부산행으로 연상호 감독을 처음 알게되어 비슷한 장르의 오락영화를 기대하고 극장에 간다면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가 만든 애니메이션 작품들에 매력을 느꼈다면 염력으로 연상호 감독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반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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