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듣고 상상하라,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VR게임 '더 오로라'

등록일 2017년08월07일 12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반적으로 게임은 보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다. 모니터를 보며 플레이 하는 게임들은 물론이고, 몸을 움직여 플레이 하는 체험형 게임마저 눈으로 화면을 봐야 한다.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본다'는 것은 우리의 삶과 떨어트릴 수 없는 기본적인 행위다.

시대가 흐르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단순히 모니터를 통해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디스플레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VR(가상현실)로 대표되는 'Head Mount Display, HMD'가 그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VR이라고 하면 주로 머리에 착용하고 안경처럼 보는 'HMD'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에보42게임즈가 개발하고 있는 오디오 VR 게임 '더 오로라'는 VR이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했다. '더 오로라'는 소리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 VR' 장르를 표방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소리를 활용한 게임을 좋아하거나 앞을 보는데 불편함이 있는 시각장애인까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소리가 사용자의 상상력을 극대화
오디오 VR이라는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 게임 플레이는 꽤나 색다른 경험이다. 기존의 VR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소리를 통해 마치 게임 속에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오디오 VR에 알맞은 자이로 센서와 터치를 활용한 컨트롤러가 더욱 몰입감을 높여준다.

특히, 특허 출원중인 게임의 컨트롤러는 전투에서 빛을 발한다. 선택에 따라 검을 휘두를 때 화면을 슬라이드 해도 되고, 마치 'Wii U'의 컨트롤러처럼 스마트폰을 쥐고 휘둘러도 된다. 만약 번개 마법을 사용하고 싶다면 번개 모양을 화면에 그리면 되고, 표창을 날리고 싶다면 실제로 표창을 던지듯 화면을 위로 쓸어 올리면 되는 식이다.


사용자의 상상력, 그래픽적 한계를 뛰어 넘다
소설은 단순히 글로 인물과 장소, 그리고 분위기에 대한 묘사를 늘어놓고 이를 상상하는 것은 읽는 독자의 몫이자 재미다. '더 오로라'도 소설과 유사한 측면이 있는데, 나레이션과 캐릭터의 대사를 통해 묘사되는 것을 플레이어의 머리 속에서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예를 들어 나레이션을 통해 문이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면, 그 문의 모양과 색깔을 상상하는 것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일반적인 갈색의 직사각형 문을 상상해도 되고, 동그랗고 빨간 문을 상상해도 되는 것이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플레이 하는 사람의 상상을 통해 구현되므로, 어떤 측면에서는 일반적인 게임이 가진 그래픽적 한계를 뛰어 넘는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게임포커스와의 인터뷰(링크)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오디오가 주인 게임인 만큼 시각이 온전하지 않은 시각장애인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더 오로라'가 가진 특징 중 하나다. UI는 처음부터 시각장애인 유저들이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음성으로 안내해주고, 버튼을 잘못 누르지 않게 하기 위해 터치 영역 전체를 각 메뉴의 버튼으로 지정해놓았다.

메뉴를 띄우기 위해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세 손가락 터치를 수 초간 지속해야 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경험해본 게임들 중에 이처럼 플레이어를 세심하게 배려한 게임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게임이나 영화에서 높은 수준의 그래픽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곤 한다. 현실과 비슷한 그래픽을 만들어내는 기술력은 이미 갖춰졌지만, '더 오로라'를 미리 체험해본 후에는 상상을 통해 머릿속에 구현되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마저 하게 됐다. 2018년 완성된 버전으로 출시될 '더 오로라'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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