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각종 대회에 참여해야하는 이유

등록일 2017년05월17일 15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달 말에 진행된 'NDC 2017'에서 '2016 구글 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최우수 개발사로 선정된 나날이 스튜디오의 박재환 PD의 강연을 통해 '샐리의 법칙'의 개발 과정과 개발 후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을 기회를 갖게 됐다.

개인적으로 인디 게임 쪽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박재환 PD의 강연은 매우 흥미로웠다. 구글이 올해 구글 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을 개최하기 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던 샐리의 법칙 개발 과정에 대해 더욱 자세하고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고 또한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또 그 해결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강연 중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샐리의 법칙 다운로드 수였다. 샐리의 법칙의 경우 2016 구글 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수상 외에도 '2016 이달의 우수게임', '2016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 '구글 플레이 2016 올해의 게임' 등 다수의 게임상을 수상하며 다른 인디 게임들보다 홍보가 잘 된 게임이었으며, 출시 후 여러 국가의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피쳐드 되며 유저들에게 널리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그런데 박재환 PD가 밝힌 샐리의 법칙 다운로드 수는 단 '3만 3천'이었다. 요즘 출시되는 이름없는 모바일게임의 사전 다운로드 숫자도 보통 10만은 하는 시대에 330만도 아니고 33만도 아닌, '3만 3천'이라니...  어쩔 수 없는 유료 인디 게임의 한계를 보여주는 듯 했다.

박재환 PD도 다운로드 숫자와 관련해 "샐리의 법칙으로 인해 게임과 회사를 알렸지만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라며 "이를 통해 국내 유료게임 시장의 척박한 현실을 체감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OGN의 엄태경 해설위원은 지난 해 한 방송을 통해 PC 온라인게임이 게임성 전쟁의 시장에서 마케팅 전쟁의 시장으로 넘어오는데 10년이 걸렸지만 모바일게임의 경우 단 3년 만에 마케팅 전쟁으로 넘어오면서 빠르게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마케팅 자본이 부족한 인디 개발사 및 중소 개발사였다. 여러 인디 개발사가 해왔던 홍보 방법인 지인 및 인터넷 입소문 등의 방법은 적게는 한 달에 수천 만 원, 수억을 쓰는 대형 게임사의 홍보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나마 현재는 다양한 인디 대회가 개최되면서 나날이 스튜디오처럼 인디 대회 수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방법도 많이 늘었지만 그 대상이 인디 게임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로 좁혀져 있어 더 많은 유저들에게 게임을 알리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면 인디 개발사 입장에서 다양한 인디 대회 출전은 무용지물일까? 당연히 대답은 "아니다"이다.

성공한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인디 개발사들은 게임 개발만큼 마케팅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디 게임대회와 같은 다양한 대회에서의 입상은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대회 입상을 통해 게임 관련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소개되면서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유저들에게 게임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디 게임 대회 중에는 게임의 출시와 사후 관리를 지원하는 대회도 있어 게임 서비스에도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디 게임 대회의 특성 상 인디 게임에 관심 있는 유저를 중심으로 홍보가 된다는 단점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대회의 수상은 자신이 개발하고 싶은 게임을 꾸준히 개발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가 있다.

실제로 나날이 스튜디오의 박재환 PD도 NDC 강연 중 인디 게임 대회에 지속적으로 출전할 것을 강조하면서 이 대회에서 우승한 샐리의 법칙으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돈이 아닌 기회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샐리의 법칙은 모바일 버전과 스팀으로 PC 플랫폼 버전이 출시된데 이어 닌텐도와 손을 잡고 콘솔 버전 출시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이 기회는 꾸준히 인디 게임 대회에 참여해 게임의 가치를 증명하면서 얻게 된 것이다.


인디게임 개발이 여러모로 쉽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실제로 성공한 인디 게임 보다 실패한 인디게임이 훨씬 더 많고 또 완성되지 않은 자신의 게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한다는 것이 꺼려지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미 게임업계에서 마케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버린 시대에 자신이 개발한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잡아야 하고 또 이후에 개발할 또 다른 게임의 밑거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게임을 당당히 내보일 수 있는 도전 정신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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