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IP' 中 사업 파트너 찾는 위메이드, 미래는 '개발'과 '투자' 투트랙으로

등록일 2017년05월11일 13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중국 자본이 빠져나간 한국 게임, IT 업계에서 투자를 받을만한 회사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곳은 위메이드다. 지난 수년간 성공적인 투자 경험을 쌓았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자금 면에서 가장 여력이 있는 회사라는 점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특히 지난 4월 카카오 지분을 처분하고 2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한 후, 여유 자금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 게임사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이미 국내에서 엑스엘게임즈와 하운드13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복수의 국내 및 중국 게임사와 투자 협상을 진행중인 상황.

카카오 지분 매각으로부터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를 만나 투자 계획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그와 함께 1조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미르의 전설' IP를 둘러싼 샨다와의 소송, 협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장 대표는 카카오 지분 매각에 대해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매각한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아직 건수는 많지 않지만 국내의 아주 훌륭한 분들에게 투자를 했고, 그런 투자 기조를 유지하되 당장의 우선 순위는 중국 쪽에 두고 있다"며 "미르의 전설 IP와 연계해 IP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하는 중국 개발사에 지분 투자를 병행하는, IP 관련 투자를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중국 내 투자 기준에 대해서는 "미르의 전설 IP를 활용해 성공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회사, 성공의 경험이 있는 회사에 투자할 생각"이라며 "성공의 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 미르의 전설 IP로 모바일 혹은 웹게임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는, 운영 경험, IP 활용 경험이 있는 회사가 대상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위메이드가 이런 기준을 세우고 중국 개발사에 투자하기로 한 것에는 이제까지 중국에서 진행한 IP 사업에서 중국 파트너가 룰을 어기고 줘야 할 로열티를 주지 않는 등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그냥 IP를 주고 게임을 만들어 성공시킨 뒤 로열티를 달라고 하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투자와 IP를 엮어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두고 성공했을 때의 수익도 극대화한다는 전략. 지분 투자에는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도 있지만 성공했을 때의 기대 수익이 더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장현국 대표에게 위메이드의 이런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줬을 샨다 및 킹넷과의 소송 진행상황은 어떤지 물어봤다.

장현국 대표는 "샨다의 경우 줘야할 돈을 다 보류하고 있는 건 아니다. 어떤 건 주고 어떤 건 늦게 주고 어떤 건 안 주는 식"이라며 "소송도 진행중이지만 접촉도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킹넷에 대해서는 "킹넷의 경우 미니멈 개런티(최소 계약금) 500억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문제인데 샨다와의 소송 결과를 보고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킹넷의 경우 계약서 상 500억원 지급이 명확하고 심플하게 나와 있어 큰 문제가 아니고 금방 해결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 외에 미르의 전설 IP 계약을 한 회사들은 모두 계약서대로 미니먼 캐런티를 내고 있다. 이제 로열티도 들어올 텐데 계약서대로 진행이 되고 있다"며 "새로 맺는 계약들은 문제가 없는데 샨다와 킹넷만 해결이 안 된 상태"라고 밝혔다.

위메이드와 샨다의 계약은 2017년 9월에 만료된다. 위메이드는 5월 중 결론이 나지 않으면 중국 내 권리에 대해 결단을 내리겠다는 입장. 장현국 대표는 공동 권리자인 액토즈 측에도 권리를 찾기 위해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5월 중 샨다와 타협이 안 되면 권리를 정리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향후 중국시장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말할 기회를 가져야할 것 같다. 샨다 주장의 근거는 액토즈와 열혈전기 모바일이다. 하지만 9월에 계약기간이 끝나면 중국에서 샨다는 아무 권한도 없는 상태가 된다.

액토즈도 권한을 갖고 있지만 한국 상장사인데 중국 모회사를 위해 손해를 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샨다에서 액토즈를 내세워 소송전을 벌이기는 힘들 것이다. 본인들이 나서야 하는데 9월이면 모든 게 끝난다. 액토즈가 자립 판단을 해야 하는 문제 아닌가 싶다. 회피한다고 될 문제가 아닌만큼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샨다와의 분쟁을 거치며 위메이드는 단순히 IP를 팔고 로열티만 받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IP사업을 펼치는 회사가 됐다. 장현국 대표는 그런 면에서 샨다에 고마운 측면도 있다며 전기아이피를 분리, 독립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2016년 한해 동안 IP 사업을 열심히 하며 느낀 게 '정말 잘 됐다. 샨다에 고맙다'는 것이었다.

만약 샨다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으로 로열티를 충실하게 다 줬다면 중국 IP 사업을 직접 한다는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샨다가 안 주니 직접 나서 공부해 가며 대응을 하게 됐고 그 덕에 샨다가 불법적으로 하고 있는 걸 더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미르의 전설 IP의 가치(위메이드측은 10억 달러 정도로 판단)도 제대로 알게 됐다. 그걸 확인하고 사업을 세팅하고 IP 관리회사도 설립을 했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은 있다. 킹넷 케이스에서도 그걸 느꼈다. 샨다의 방해를 법이나 계약으로는 이겨낼 수 있지만 영향력 측면에서 샨다의 불법 행위를 막을 수 있느냐의 문제가 걸린다. 중국 게임사들과 신규 계약도 진행하는 한편 2016년에만에 애플스토어에서 80여개의 불법 게임을 차단했다. 샨다가 자신들에게 권리가 있다는 증거를 제출했지만 애플이 받아주지 않았다. 법원 재판은 오래 끌지만 애플은 즉시 받아주더라.

하지만 중국의 무수한 안드로이드 마켓에 대한 대응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애플에 제소해 불법 게임을 차단하는 데에도 한두달이 걸리는 데 치고 빠지는 서비스는 못 막는 실정이다.

이걸 위메이드 단독으로 대응하기는 힘들고 같이 할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그걸 같이 하려면 라이센스 계약을 넘어선 뭔가 다른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분투자 같은 것 말이다.

미르 IP에 대한 지분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는 많다. 위메이드가 리스크를 다 끌어안고 수익도 독차지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보다는 미르 IP가 중국 시장에서 가진 기회가 크니 나눠갖고 같이 해서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내는 게 맞다고 본다. 기존에 위메이드의 구조로는 서로 부담이 된다고 판단해 전기아이피를 설립한 것이다.

중국 회사들이 미르의 전설 IP에 투자하면서 '이카루스 모바일'과 같은 다른 게임 IP에도 관여하는 것에는 조금 부담을 느끼더라. 위메이드 입장에서도 그건 원하지 않는 조건이다. 미르의 전설 IP를 따로 떼면 그런 제휴를 편하게 할 수 있다"

전기아이피에 대한 중국 게임사의 지분투자를 예상케 하는 설명이다. 전기아이피를 중국 게임사에 완전히 매각하는 게 아닌, 지분투자를 받아 협력 관계의 파트너를 만들겠다는 것.

장 대표는 "물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 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기본 플랜은 완전 매각이 아니라 전기아이피에 대한 지분투자를 받는 것"이라며 "같이 IP 사업을 전개할 중국 파트너를 모으는 데 필요한 구조라 분사를 하게된 것으로 매각보다는 IP 사업 강화에 무게중심을 둔 결정"이라 전했다.

장현국 대표는 위메이드는 물론 개발 자회사 위메이드아이오와 미르의 전설 IP 관리사 전기아이피까지 3사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장 대표에게 위메이드와 위메이드아이오의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장현국 대표는 위메이드아이오는 물론 위메이드를 새로운 IP를 창출하는 개발사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개발 과정에서는 사회가 용인하는 방식으로, 회사와 개발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카루스 모바일은 큰 기회를 가진 타이트이다. 놓치기 아쉬운 게임으로 2017년에만 이카루스 모바일 팀에 30명 이상 충원을 했고 지금도 계속 개발자를 늘리고 있다. 정말 잘 만들고 싶지만 사회가 용인하는 방식으로 잘 하려고 한다. 사람을 충분히 뽑고 단순하게 일하는 양을 늘리기보다는 동기부여를 잘 해서 효율적으로 개발하려 한다. 많이 일한 분들에겐 충분한 보상을 해야함은 물론이다.

위메이드아이오는 이카루스 IP로 세계에서 승부하는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다. 이카루스 모바일을 주축으로 이카루스라는 IP를 성공적인 IP로 만들 것이다. PC 온라인게임이 잘 버텨주며 연내 러시아, 대만 론칭을 준비중이다. 여기에 이카루스 모바일이 성공하면 이카루스라는 IP로 오래오래 갈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좋겠다.

이카루스 모바일이 1등 게임이 되면 가능할 것 같다. 이카루스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는 그런 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위메이드 대표로서 자회사들을 챙기면서 미르의 전설 IP 사업을 지원하면서 거기에서 얻은 재원으로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고 이카루스팀처럼 될 수 있는 신규 모바일게임을 만들 수 있는 핵심 인재들을 꾸준히 영입할 계획이다. 우수한 개발자들을 꾸준히 영입해서 계속 성장해 나가는 게임 개발사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자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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