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희망을 전하는 목소리

등록일 2017년05월04일 10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목소리의 형태' 개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일본에서 '너의 이름은.'과 같은 시기에 개봉해 '너의 이름은.'은 물론 헐리웃, 일본영화 대작들의 틈바구니에서도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둔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는 쿄토 애니메이션이 제작했고 쿄토 애니메이션에서 섬세한 작품들을 만들어 온 야마다 나오코가 감독을 맡았다.

 


 

아직 개봉 전이니 영화사에서 공개해 둔 정도만 옮겨적어 보자면, "주인공은 따분한 게 질색인 아이, 이시다 쇼야. 간디가 어떤 사람인지, 인류의 진화과정이라든지 알게 뭐냐고 생각하는 소년이다.
 
어느 날 쇼야의 따분함을 앗아갈 전학생이 나타났다. 니시미야 쇼코. 그 아이는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쇼야의 짓궂은 장난에도 쇼코는 늘 생글생글 웃고만 있다. 쇼야는 그게 짜증난다.

 

그의 괴롭힘에 쇼코는 결국 전학을 갔고, 이시다 쇼야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로부터 6년 후, 더 이상 이렇게 살아봐야 의미가 없음을 느낀 쇼야는 마지막으로 쇼코를 찾아간다. 처음으로 전해진 두 사람의 목소리. 두 사람의 만남이 교실을, 학교를, 그리고 쇼야의 인생, 쇼코의 인생을 바꾸기 시작한다"

 

시놉시스만 보면 어린 시절의 인연이 회복되고 치유와 용서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그려질 것이라는 느낌이 들 것 같다. 하지만 원작 만화를 본 사람들은 '목소리의 형태'가 그렇게 단순한 내용이 아님을,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만 전달하는 작품이 아님을 알 것이다.

 


 

원작 만화의 스토리를 쇼야의 시점으로 훌륭하게 축약해 그려낸 영화 '목소리의 형태' 역시 그렇게 단순한 영화가 아니다.

 

쇼야의 괴롭힘은 '짓궂은 장난' 같은 표현으로 묘사될 수준이 아니고 외톨이가 되는 과정도 무겁고 괴롭다. 두 사람이 만나 목소리가 이어진 후에도 용서와 화해가 바로 따라오지 않는다.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화해와 희망을 전하지만 거기로 나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원작과는 조금 느낌이 달라졌지만 화해와 용서를 피상적으로 그리지 않고 (처절한) 노력과 그를 통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점은 같았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니 그런 부분이 더욱 강렬하게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집단괴롭힘(왕따) 경험이 있는 관객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좋은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예쁜, 사랑과 모험을 그리는 그런 작품은 아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생각하며 봐야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는 수작이다.

 

야마다 감독은 '목소리의 형태' 목소리 수록 전 연기자들에게 "이 작품은 각각의 캐릭터가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서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그리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감독의 이 설명은 정확하지만 서툼과 노력의 묘사는 상상 이상으로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판타지로 보이기 싫었다'는 스탭의 말이 작품을 보고 나니 새롭게 느껴질 정도였다.

 

성우들의 연기에는 100점 만점에 95점 정도를 줘도 모자랄 것 같다. 니시미야 쇼코 역으로 출연한 하야미 사오리는 수록 전 수화 공부는 물론 보청기의 구조에 대해 공부하고 청각장애인이 발음을 기억하는 법을 공부했다고 한다. 정말 연기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훌륭한 연기였다.

 

주인공 쇼야 역의 이리노 미유는 '덩치만 큰 소동물'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이리노 미유가 얼마나 훌륭한 연기자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언론시사에서는 '너의 이름은.'의 영향으로 비슷한 성향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수입되었다는 억울한(?) 평가도 나왔고 '일본 애니메이션치고는 굉장히 무겁다'는 반응도 들을 수 있었다.

 

기자 역시 '너의 이름은.'의 영향으로 국내 흥행이 좀 더 잘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이 영화는 더 많은 사람이 보고 느끼고 생각해봐야 할 좋은 영화다. 재미와 감동도 담고 있지만 아픔과 고통, 희망 역시 담고 있다.

 

GF 평점: 8.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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