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대원들은 얼마나 어려운 일을 하고 있나... '911 오퍼레이터'

등록일 2017년03월27일 15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우리는 종종 미디어를 통해 119(혹은 911)구급대원들의 활약과 함께 그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듣곤 한다. 그러나 미디어를 통해 아무리 자세하게 듣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실제로 겪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그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일을 하는지 직접적으로 느끼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119 대원들의 고된 근무와 심정,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는 게임이 등장했다. 바로 인디 개발사 Jutsu Games가 개발한 '911 Operator(이하 911 오퍼레이터)'가 그 주인공이다.

911 오퍼레이터는 유저가 직접 911 응급센터(우리나라의 경우 119 응급센터)의 직원이 돼 응급 상황에 맞는 상담자 대응과 거기에 맞는 요원(경찰, 의료 요원, 소방대원)을 배치하는 게임이다. 또한 응급전화 외에도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응급 상황에 대원들을 배치하면서 그들의 일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도 있다.


911 오퍼레이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응급센터
물론 구급대원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이 정도로 구급대원이 힘든 직업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나게 된다. 나름 완벽하게 모든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해도 '배트맨'의 '고담시티'처럼 숨 쉴 틈없이 사건이 발생하는 도시를 지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남쪽에서 발생한 빌딩 붕괴 사건을 처리하면 북쪽에서 길거리 싸움이 발생해 경찰과 응급차가 출동해야 하는 등 911 응급 대원은 쉴새 없이 뛰어다녀야 한다. 물론 이는 직원과 차량이 늘어날수록 다소 완화되기는 하지만 그 단계까지 가는 과정이 험난하고 긴 만큼 단 기간 내에 그 어려움이 해소 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어느 도시가 그 정도로 완벽히 또는 충분히 모든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 정도의 대원들과 차량을 확보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무리 대처를 잘한다 해도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단순히 육체적으로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신적인 피로도 또한 만만치 않았다. 자신을 감금한 남자친구를 신고하기 위해 피자 집에 전화한 척하면서 다급하게 응급요원과 경찰을 불러줄 것을 요구한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내 상황 판단미스로 신고자가 피해를 입기도 하는 등 단순한 게임이지만 그러한 응급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은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져왔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씁쓸하게 기억에 남은 사건은 옆집에 혼자 사는 할아버지의 TV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신고한 어느 여성의 전화였다. 할아버지가 매일 TV 소리를 크게 해놓는다는 신고자의 제보를 별일 아니라고 무시했지만 사실은 고독사 위기에 놓인 할아버지를 구할 마지막 기회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고나서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루종일 기분이 너무 씁쓸했다.

유저들은 대사의 흐름이 자연스러울수록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이 게임은 여기에 유저가 더욱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화 통화 내용의 풀 보이스를 지원하고 있다. 전화 통화를 하는 상대는 물론 응급센터 직원까지 음성을 지원해 비록 영어 음성이긴 하지만 그 상황의 위급함 혹은 장난 전화를 받았을 때의 황당함까지 실제로 느낄 수 있는 만큼 유저들은 그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것이다.


아직은 다소 부족한 응급상황들
911 오퍼레이터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역시 아직 응급상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특이한 케이스의 전화 통화는 몇 개 안되고 실제로는 비슷한 내용의 대화의 로그가 조금씩 바뀌어 나오므로 다섯 시간 정도만 하면 게임의 주요 대화 내용과 전개 방식을 알게 된다. 이 때문에 차량과 직원을 많이 모은 유저들이라면 같은 상황만 반복되는 게임 형식에 쉽게 질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911 오퍼레이터는 소재가 911 응급센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게임의 형태는 타이쿤 류에 가깝기 때문에 단계가 높아질수록 빨리 질리게 된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패치를 해야 하지만 아직은 개발사가 유저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개발사가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맵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맵이 달라지더라도 결국 게임 플레이 방식과 흐름은 똑같아 큰 효과는 못 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911 오퍼레이터를 플레이 한다고 해서 응급센터의 고충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해도 실제 구급대원들의 어려움을 1/10이라도 느낄 수 있을까? 하지만 그래도 그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도록 풀보이스 녹음을 지원하고 실제 유명한 사건을 모티브로 게임을 구성한 개발사의 노력과 센스는 칭찬해 주고 싶다.

또한 게임 소재로 흔하지 않은 소재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한 인디 개발사의 도전 정신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개인적으로 국내에서도 이런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게임이 조금 더 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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