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검은 장미의 발키리', 장단점 뚜렷한 '컴파일하트' RPG의 집대성

등록일 2017년02월06일 09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1월 22일, '검은 장미의 발키리'라는 제목의 JRPG 한글판이 CFK를 통해 국내 정식 출시됐다.

이 게임은 일본의 중견 개발사 컴파일하트의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IDEA FACTORY INTERNATIONAL'의 이름을 사용하는 첫 번째 작품이다. 메인 시나리오에 실력파 라이터 미야지마 타쿠미('테일즈 시리즈'의 시나리오, 'Fate/Zero' 각본 참여)를 기용하고 인기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후지시마 코우스케('오! 나의 여신님'과 '체포하겠어' 등)에게 캐릭터 디자인을 맡긴 대형 프로젝트로 출시 전 많은 화제를 모은 대형 프로젝트이다.


끝까지 플레이해 본 결과, 할만 한 JRPG였지만 장단점이 뚜렷한 컴파일하트의 평소 모습 역시 그대로 드러나는 타이틀이었다. '넵튠' 시리즈나 '페어리 펜서 F'의 장점을 잘 계승했지만 단점 역시 계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각 요소 별로 특징 및 장단점을 정리해 봤다.

전투
'택티컬 필드 배틀 시스템'이라는 이름이 붙은 검은 장미의 발키리의 전투 시스템은 리얼타임으로 턴이 돌아오되 유닛의 민첩성에 따라 속도가 다르게 턴이 돌아오는 방식이다. '액티브 턴'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유저가 많을 것이다.


검은 장미의 발키리에서는 다른 게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액티브 턴에 '아머' 수치를 결합했다.

기본적으로 적들은 한 번의 턴이 끝나면 아머 수치가 회복된다. 하지만 공격이 히트하는 동안에는 턴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다단 히트하는 평타 공격을 계속 유지해서 적들의 턴이 돌아오지 않게 하면서 부위파괴 및 아머파괴를 노리는 형태로 전투가 진행된다. 아머가 파괴된 적에게 일반 공격을 시도하면 추가 공격이 이루어진다.


공격 구성에서 보통 공격은 넵튠시리즈와 같이 일반 공격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으며 스킬과 필살기 등이 존재한다. 보통 공격은 크게 격투/사격/특수 등 3가지 분류가 가능한데, 그 안에서 속성이 세분화되어 있다.

격투와 사격, 특수는 각각 턴이 돌아오는 타이밍이 다르기 때문에 매 상황마다 선택에 전략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생각을 해 가며 전투를 진행해야 한다. 민첩. 아머, 지연 등등 많은 '이론'적인 요소를 시스템에 잘 녹여내어 직관적으로 이해 가능하게 만든 점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공격 모션, 필살기 연출 등이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는 컴파일하트가 그 동안 RPG를 개발하며 쌓은 경험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장점은 뒤집어 보면 전투가 너무 복잡하다는 의미도 갖는다.

검은 장미의 발키리에서 적들은 상태이상 공격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대응이 쉽지 않다. 전투를 굉장히 많이 치뤄야 하는 데 비해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는 유저도 있을 것 같다.


공격이 이루어지는 동안 다른 캐릭터는 리얼타임으로 턴이 진행되기 때문에 공격의 연출을 스킵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보다보면 좀 지루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필드
월드맵이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넓어지는 식으로 구성되었다. 적당한 넓이에 시가지를 잘 구현해 둔 느낌을 받았다.


잘 구성된 월드맵에 비해 던전, 필드맵은 지나치게 넓게 구성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토리 진행을 위해 필드에서 몬스터들과 전투를 빈번하게 벌이며 길을 찾아가야 하는데, 전투 시스템 탓에 거기에 걸리는 시간이 보스전에 비해 너무 길고 지루했다. 좀 더 던전을 콤팩트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던전에 점프, 웅크리기, 타고올라가기, 격파 등의 기믹을 넣어 길을 복잡하게 만든 것도 위의 요소와 결합되어 뒤로 갈수록 답답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스토리
검은 장미의 발키리의 스토리는 적당히 유치하고, 적당히 반전이 있는 언제나의 JRPG지만 결국 중심을 잡는 건 '연애'라는 점이 좋았다(?).

'히로인 5명 중에 배신자가 있다!'는 점을 포인트로 전체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무기 사용의 부작용과 바이러스 감염을 매개로 스토리가 변화한다.


동료들이 무기를 사용해서 전투를 하면 인격 분열이 이뤄지며 인격 분열 시 평소 성격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자아가 표출된다. 이 부분은 성우들의 연기력이 필요한 부분으로, 약 한명의 성우를 제외하면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이 게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 부분 중 하나이다.


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지성이 올라가지만 내면의 자아가 드러나 결국 이성을 잃고 괴물이 된다. 초기 증상이 인격 분열과 매우 흡사하게 묘사된다.

게임이 중반으로 넘어가면 5명의 히로인 중 배신자를 찾기 위해 면담을 통해 추리하는 파트가 등장한다.


주인공과의 호감도 수치가 존재하고, 서브 이벤트의 선택지에서 호감도를 올릴 수 있으며 호감도가 높아지면 후반 이벤트에 변화가 생기는데 배신자를 찾는 과정과 각 히로인 별 호감도에 따라 엔딩의 분기가 발생한다.

컴파일하트답게 캐릭터 조형은 잘 되었고, 기본 성격과 인격 분열로 나오는 성격 사이의 갭이 상당히 재미있게 묘사되고 있다. 소소한 서브 이벤트들이 묘사도 재미있다. 배신자를 찾는 미니게임과 이런 이벤트들, 캐릭터 조형이 검은 장미의 발키리의 최대 미덕이라 해도 될 것 같다.


다만 스토리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선에서 정리되는 점과 갑작스러운 전개가 이뤄지는 점 등은 아쉬움을 남긴다. 늘 그렇듯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컴파일하트의 개성이라고 해야할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픽
2D로 표현되는 캐릭터 묘사는 훌륭하다. 라이브2D로 살짝살짝 움직이는 것도 호오가 갈릴 것 같긴 하지만 기자 마음에는 들었다. 하지만 3D 그래픽은 많이 아쉬웠다. 전투 모션이나 연출은 어느 정도 완성도를 보였지만 가장 중요한 히로인들의 얼굴 모델링이...


전투 결과 화면을 차라리 2D로 처리해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필드 그래픽은 페어리 펜서 F에 비해서는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자.

성우
타나카 아츠코, 미키 신이치로, 닛타 에미, 미모리 스즈코, 킷타 이즈미, 오오하시 아야카 등... 약 1명을 제외한 성우진은 흠잡을 데 없는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히로인 5명의 성우진은 정 반대의 두 성격을 동시에 연기해야 하는데 캐스팅이 잘 된 것 같다.


하지만 네코무는 명성대로 좀 심했다. 음성 OFF 기능이 있으니 이용을 권하고 싶을 정도다. 발성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 연기를 그대로 실으면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해야할 것 같다.

총평
한 명을 제외한 훌륭한 연기와 버튼만 연타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생각해가며 전투를 해야 하는 배틀 시스템, 움직이는 캐릭터들, 포인트를 잘 잡아 진행되는 스토리를 즐기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갈 것이다.

컴파일하트 게임답게 재료 수집과 레벨링이 요구되는 구조를 계승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거부감이 있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 가장 큰 단점으로 지목되고 실제 문제점을 확인한 네코무 부분은 음성 OFF 기능으로 회피가 가능하니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JRPG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플레이하라고 권할만 한 게임이다. 컴파일하트 게임에 익숙하다면 꽤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고 컴파일하트가 발전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를 주고 싶다.

* 본문의 내용은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님이 기고하신 검은 장미의 발키리 리뷰를 가필, 수정한 것으로 게임포커스 편집부의 편집 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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