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성공 신화 '수상한 메신저', 체리츠 이수진 대표를 만나다

등록일 2017년02월01일 18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체리츠'라는 회사가 있다. 여성향 모바일게임 '수상한 메신저'(MYSTIC MESSENGER)로 글로벌 60여개국에서 25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고 매출도 수십억원을 기록중인 게임개발사다.

250만 다운로드라는 수치도 그렇지만 여성향 게임으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세계 각지의 유저들에게 사랑받는다는 점이 대단하다. 또한, 캐릭터 상품을 포함한 실물 패키지도 발매했는데, 아시아, 유럽, 북미,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주문이 들어온다.

일본의 '오토메게임'이 북미, 아시아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마니아 대상 게임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만든 여성향 게임이 성공적으로 세계 여성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니... 어떤 사람들이 이 게임을 만든 것인지 궁금해 체리츠를 직접 찾아가봤다.


체리츠를 이끌고 있는 이수진 대표를 만나보니 체리츠가 거두고 있는 성과가 납득이 됐다. 이 대표는 여성향 게임을 만들어 일찍부터 스팀에 출시해 온 개발자로, 이전에 지스타 등에서 몇 번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이 대표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국내 대학에서 게임 제작을 공부하다 한계를 느껴 미국 일리노이 공대로 유학을 떠나 프로그래밍을 전공했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개인 사업자로 게임을 만들어 출시해 온 개발자다.

수상한 메신저가 대성공을 거두며 직원이 늘어나 이제는 20명 가까운 개발진과 함께 수상한 메신저의 업데이트 개발에 여념이 없는 상태였다.


수상한 메신저는 미스테리계의 좋은 스토리를 축으로, 기존 오토메게임들과는 조금 방향이 다른 캐릭터들의 매력이 힘을 발휘했고 여기에 메신저를 통해 캐릭터가 계속 말을 걸어오고 유저를 응원한다는 콘셉트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대 여성 유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10대부터 30~40대 여성층까지 폭넓은 유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체리츠의 수상한 메신저가 기록중인 지표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북미 등 많은 지역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 중 절반 정도가 과금 유저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모바일게임에서는 말이 안 되는 비율이지만 스팀을 통해 게임을 판매해 온 이수진 대표가 모바일로 활동무대를 옮긴 후에도 게임 과금 형태를 패키지게임 판매에 가깝게 가져간 것이 여성향 게임을 즐기는 글로벌 유저들의 성향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가 커지며 다른 모바일게임사에 다니다 이직한 개발자들이 뽑기를 넣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지만, 이수진 대표는 뽑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저도 모바일게임을 다양하게 플레이해 봤습니다만, 모바일게임의 과금이 좀 자연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유저가 한 달에 저희 게임에 너무 많은 돈을 쓰는 걸 원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형태로 게임을 가져가면 만드는 사람과 유저가 모두 힘들어하게 됩니다. 저는 개발자와 유저들이 같이 행복한 길을 가고 싶습니다. 수상한 메신저를 만들기 전 패키지게임을 2개 내고 모바일게임은 처음 하는 거라 아직 모바일게임에 적응이 덜 된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저희는 어디까지나 우리가 만든 게임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자는 생각을 지켜가고 싶습니다"

이 대표가 말한 게임으로 행복해질 사람들에는 플레이하는 유저들뿐만 아니라 개발자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 게임은 재미있는 것인데 그 게임을 하는 유저나 만드는 개발자가 괴롭고 힘든 것은 이상하다는, 젊은 개발자다운 '게임에 대한 이상'을 간직한 생각으로 느껴진다.


수상한 메신저에는 자살에 대한 언급도 있고 기본 구조 상 게임 속 캐릭터들이 유저의 분신인 주인공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오며 위로를 해 주는 내용이 그려진다. 이는 이 대표의 경험에 근거한 부분.

"게임을 만들기 전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자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봉사활동을 다니며 게임을 만들어 자살도 막고 사람들, 여성들을 행복하게 만들자는 의도를 담아 만든 게임입니다.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 자연스럽게 힘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체리츠 사무실 벽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팬레터가 잔뜩 붙어 있다. 한국어를 공부해 한글로 편지를 보낸 싱가폴 여성, 중동에서 직접 그린 그림을 담아 보낸 편지, 미국, 남미, 동남아, 물론 한국에서도 팬레터가 날아든다.

"쿠웨이트 등 중동이나 동남아에서는 한류 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즐기는 분도 계신 것 같습니다. 서구권 유저들은 새로눈 형태의 인터랙티브게임으로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고요.

수상한 메신저가 너무 잘 되어 놀란 것이, 세상에 외로운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북미 등에서는 게임을 다운로드 받으면 캐릭터들이 계속 메시지를 보내 오는 것을 활용해 무료 응원메시지 서비스처럼 이용하기도 하더군요. 여성향 게임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여성게이머들이 감정이입을 해 주셔서 다운로드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수진 대표가 꿈꾸는 체리츠의 미래는 '여성향 게임계의 팔콤'이 되는 것이다.

"JRPG 하면 생각나는 팔콤처럼 이 분야에서 이런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로 각인되고 싶습니다. 저희가 신작을 내면 세계 모든 여성게이머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그런 개발사가 되고 싶습니다. 세계 여성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편 체리츠는 한국어, 영어만 지원하는 수상한 메신저에 일본어 지원을 준비 중이다. 한국어 더빙판에는 신용우, 김장, 양정화, 강수진, 김영선, 심규혁, 이호산, 이현진 성우 등 호화 성우진이 출연했는데, 일본어 더빙에도 역시 최고 베테랑 인기 성우들을 동원할 계획이다. 소위 '금수저 캐스팅'을 하겠다는 것.

여성향 게임의 본고장 일본 유저들이 수상한 메신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체리츠의 도전은 계속될 것 같다. 체리츠가 이수진 대표의 목표대로 여성향게임계의 팔콤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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