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병신년(丙申年) 서브컬처업계에 분 폭풍, '메갈리아' 논란 - #2

등록일 2016년12월30일 13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올해 게임업계는 물론 서브컬쳐 업계에 발생한 사건 중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바로 '메갈리아' 사태일 것이다.

사실 메갈리아라는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긴 했으나 이것이 게임산업 그리고 서브컬쳐 산업에 있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 시발점은 바로 올해 7월 있었던 넥슨의 클로저스 사건이었다.

넥슨의 인기 온라인게임 '클로저스'의 신규 캐릭터 '티나' 성우를 맡기로 내정돼있던 김자연 성우가 메갈리아가 제작한 티셔츠 구매 인증 사진을 자신의 SNS에 인증한 것이 거센 폭풍의 시작이었다.

'메갈리아'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해당 SNS를 본 많은 게임 유저들이 김자연 성우가 '메갈리아'에 동조한다는 이유로 성우의 교체를 넥슨에 요구했고 넥슨이 이를 받아들인 것.

물론, 넥슨은 김자연 성우와 원만하게 계약을 종료했지만 이 사태를 본 일부 웹툰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이는 페미니스트를 탄압하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김자연 성우의 부당(?)한 해고에 반대하고자 자신들의 '메갈리아'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후 자신이 메갈리안이라고 인증한 작가들과 네티즌들의 설전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게임업계에서 해당 작가들과 관련한 논란이 끊임없이 재생산 되면서 여전히 '메갈리아'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게임포커스는 송년기획으로 2016년 서브컬처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메갈리아 사태를 정리해봤다. 그 두 번째는 김자연 성우의 메갈리아 티셔츠 인증부터 그 이후 양쪽의 입장에 대한 내용이다.

김자연 성우의 메갈리아 티셔츠 인증


올해 서브컬처 업계 전반에 불었던 메갈리아 논란은 지난 7월 18일 넥슨 클로저스의 신규 캐릭터 성우를 맡게 된 김자연 성우가 자신의 트위터에 '메갈리아4'가 제작한 티셔츠를 인증하면서부터 시작했다.

메갈리아4가 제작한 티셔츠는 메갈리아 페이스북 폐쇄에 반발해 진행하던 민사소송 비용 모금을 위해 제작한 티셔츠로 당초 예상 모금액 보다 웃도는 금액이 모금되었고 메갈리아4 측은 남은 금액을 여성 폭력 관련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사람이나 메갈리아 활동 중 법적 분쟁에 휘말린 사람들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메갈리아 활동 중 법적 분쟁에 휘말린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거짓된 내용으로 '마인드C'를 포함한 일부 웹툰 작가들을 비난하고 일부 네티즌들에 대한 막무가내적인 비난으로 명예훼손 등의 고소를 당한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거짓말 등을 유포하며 명백한 법률적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까지 메갈리아가 비용을 후원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자연 성우가 메갈리아 티셔츠를 인증하자 메갈리아의 미러링 및 일부 과격 행동에 반감을 가진 유저들을 중심으로 넥슨 '클로저스'의 신규 캐릭터 '티나'의 성우로 내정됐던 김자연 성우의 하차를 요구했고 넥슨이 이를 받아들여 김자연 성우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그런데 넥슨과 김자연 성우의 계약 해지와 관련해 '아메리카노 엑소더스'의 박지은 작가를 포함한 일부 웹툰 작가 및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김자연 성우와 넥슨의 계약 해지가 넥슨의 부당해고(김자연 성우는 넥슨의 직원이 아니었음에도)라고 주장하면서 넥슨에 대한 보이콧을 진행하는 한편, '메갈리안'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커밍아웃을 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메갈리아 인증 웹툰 작가 및 일러스트레이터(일명 메갈작가)와 네티즌들의 인터넷 설전은 계속 이어졌고 그 여파로 인해 프로 작가의 커리어는 물론 아마추어 작가들이 진행하는 행사에까지 영향이 미치게 된다. 특히 웹툰계로 이 문제를 끌고 온 많은 '메갈' 작가들의 작품에는 네티즌들이 평점 테러를 가했고 레진코믹스를 비롯한 일부 웹툰 사이트들은 유저들의 환불 및 탈퇴 러쉬로 매출 및 조회 수 등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문제는 이 논란이 가을 이후로 다소 수그러들긴 했지만 많은 유저들 및 커뮤니티에서는 당시 김자연 성우를 지지하거나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작가들을 기록(일명 박제)해둔 것이다. 이렇게 기록된 작가들은 특히 남성 유저가 많은 게임 쪽에서 외주를 한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개발사나 게임사에 해당 작가의 하차를 요구하기도 했고 만약 게임사가 이를 거부하는 게임이 나오면 메갈 게임이라 지칭하며 게임에 대한 보이콧을 진행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실제로 '데스티니 차일드'는 작품에 참여한 외주 작가인 오네가 게임 출시 전 했던 발언으로 인해 보이콧 위기를 겪었으나 넥스트플로어가 빠르게 해당 작가 및 일부 논란이 있는 작가들과의 게약을 해지함으로써 논란을 피해갔으며 넥슨의 신작 게임 '하이퍼 유니퍼스'에도 메갈작가라고 낙인 찍힌 원화가가 참여했던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어났으나 해당 게임의 아트 디렉터가 직접 문제가 된 원화가의 작업물은 퀄리티의 문제가 있어 컨펌되지 않고 새로 작업한 작업물이 사용됐음을 밝히며 논란을 진화시키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메갈리안과 네티즌들의 설전
이렇 듯 작가들이 자신의 커리어까지 걸면서 메갈리아 인증을 하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프로 작가가 아닌 프로를 희망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메갈리아를 인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들이 자주 이용하는 트위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성이다. 한 아마추어 작가는 "트위터는 익명성이 잘 보장되는 만큼 이전에는 사회 분위기 상 밝힐 수 없었던 소신을 밝히기 용이한 매체"라고 전했다.

이 작가에 따르면, 쌍방이 친구 수락을 해야 친구가 되는 다른 SNS와 달리 트위터는 다른 사용자를 팔로잉 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이 작성하는 글이나 관심을 가지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만큼 그 사람의 성향을 다른 SNS보다 빠르게 받아 들이게 될 수 있고 지금까지 겪었던 불평등한 일이나 불합리한 일들에 대한 공감을 잘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이런 트위터의 익명성과 폐쇄성에 대한 위험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먼저 익명성이 강한 만큼 근거 없는 낭설을 쉽게 만들 수 있는데 현대 SNS의 가장 큰 병폐라고 할 수 있는 참된 정보와 거짓된 정보의 구분이 힘든 만큼 이 낭설이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실로 알려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골라서 듣는 트위터의 특성 상 반대 쪽에서 나오는 주장이 옳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자기 주장에만 함몰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프로 작가들이 메갈리아 발언을 하는 이유는 '표현의 자유' 때문이다. 한 작가는 "사람이 어떤 사상을 갖고 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인 만큼 그 것에 대해서 누군가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자유의 침해라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부 작가들은 자신들은 메갈리아를 이용하거나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메갈리안 취급을 당하는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본인은 그저 페미니스트일 뿐인데 페미니스트와 메갈리아를 동급 취급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선량한 페미니스트까지도 메갈리아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페미니스트들은 메갈리아의 미러링을 페미니즘 운동과 다르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실제로 논란이 된 작가들 중 일부는 미러링을 하지 않는 비교적 온건한 사이트인 메갈리아4(해당 작가의 설명) 이용자라고 밝힌적도 있다.

반면, 이런 작가들의 표현에 불편함을 나타내는 쪽에서는 작가들이 개인의 소신을 밝히는 것도 지켜져야 할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이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소비자인 게임 유저들의 보이콧도 유저들의 표현의 자유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김자연 성우 계약 해지 및 데스티니 차일드의 오네 작가 계약 해지 후 일부 작가들이 개인의 자유를 이유로 부당 해고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유저들은 정당한 보이콧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 취향에 맞지 않은 기업 혹은 단체에 보이콧으로 압박을 준 것은 지금까지 페미니스트를 포함한 메갈리아의 대표적인 운동이었는데 그 주체가 남성으로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에 대해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한, '일베'라는 커뮤니티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느낌을 고려했을 때 일베를 미러링 한다며 일베에서 쓴 글을 그대로 쓰며 불특정 다수의 남성들을 모욕하는 글을 작성하는 메갈리아에게도 일베와 똑같이 당연히 엄격한 잣대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메갈리아와 페미니스트는 동일하지 않다는 주장과 관련해 반 메갈리아측에서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메갈리안들을 옹호해서 벌어진 일이며, 본인들은 메갈리아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은 하지만 '한남충'과 같은 메갈리안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베'를 하지 않더라도 '일베' 용어를 쓰면 우리 사회에서 일베 이용자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같다는 것.

메갈리아와 관련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미 메갈리아는 단순한 작은 커뮤니티가 아니라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커뮤니티 집단으로 발전한 상황이다.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잃었던 여성들의 권리를 찾고 여성들이 겪었던 불평등과 부조리를 개선하는 정의로운 커뮤니티라고 인정하고 있고 반대쪽에서는 '여성 일베'와 다르지 않다고 평가한다.

과연, 2017년 메갈리아는 어떻게 움직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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