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병신년(丙申年) 서브컬처업계에 분 폭풍, '메갈리아' 논란 - #1

등록일 2016년12월28일 11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올해 게임업계는 물론 서브컬쳐 업계에 발생한 사건 중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바로 '메갈리아' 사태일 것이다.

사실 메갈리아라는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긴 했으나 이것이 게임산업 그리고 서브컬쳐 산업에 있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 시발점은 바로 올해 7월 있었던 넥슨의 클로저스 사건이었다.

넥슨의 인기 온라인게임 '클로저스'의 신규 캐릭터 '티나' 성우를 맡기로 내정돼있던 김자연 성우가 메갈리아가 제작한 티셔츠 구매 인증 사진을 자신의 SNS에 인증한 것이 거센 폭풍의 시작이었다.

'메갈리아'에 반감을 가지고 있던 해당 SNS를 본 많은 게임 유저들이 김자연 성우가 '메갈리아'에 동조한다는 이유로 성우의 교체를 넥슨에 요구했고 넥슨이 이를 받아들인 것.

물론, 넥슨은 김자연 성우와 원만하게 계약을 종료했지만 이 사태를 본 일부 웹툰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이는 페미니스트를 탄압하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김자연 성우의 부당(?)한 해고에 반대하고자 자신들의 '메갈리아'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후 자신이 메갈리안이라고 인증한 작가들과 네티즌들의 설전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게임업계에서 해당 작가들과 관련한 논란이 끊임없이 재생산 되면서 여전히 '메갈리아'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게임포커스는 송년기획으로 2016년 서브컬처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메갈리아 사태를 정리해봤다.

그 첫 번째는 메갈리아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이다.(본 기사는 메갈리아는 물론 메갈리아를 반대하는 입장 등 그 어떤 주장에도 동조하지 않으며, 때문에 양쪽의 주장을 모두 담았다.)


메갈리아가 주장하는 메갈리아의 탄생 배경


메갈리아는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국내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의 '메르스 갤러리'에서 파생된 커뮤니티였다. 당초 메르스 갤러리는 전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은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생 갤러리(게시판)로 페미니스트나 여성 운동과는 전혀 상관 없는 갤러리였다.

그런 메르스 갤러리에 여성 네티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메르스 사태 당시 메르스 감염 의심을 받아 격리 조치를 받은 여성 두 명이 탈출하다가 연행된 것으로 알려진(나중에 아닌것으로 확인됨) 사진에 대해 일부 커뮤니티에서 그 두 여성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이 쏟아졌고 이런 무비판적인 비난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갤러니 내에서의 싸움이 과열화 되면서 갤러리 내부에서 '한국 남성들이 여성 혐오가 심하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됐고 이를 위해 제기된 전략이 바로 '미러링'(상대방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미러링'은 곧바로 메르스 갤러리, 더 나아가 메갈리아의 대표적인 전술이 됐다.

미러링이란 일부 남성 위주의 커뮤니티에서 여성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한 글의 주체를 남성으로 바꿔 자신들이 얼마나 심한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기 시작한 운동으로 예전 '무한도전' 정신감정 특집에서 정준하의 무의식적인 행동이 다른 멤버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유재석을 포함한 다른 멤버들이 정준하로 분장하고 그가 하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욕설이 심하고 충격을 많이 줄 수 있는 게시글 일수록 효과가 좋았던 만큼 메르스 갤러리는 남성 커뮤니티에서의 글 중 욕설이 심하고 그 정도가 지나친 것을 위주로 미러링 하다보니 게시물 대부분이 음란성과 욕설로 채워질 수 밖에 없었고 당연히 문제도 많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디씨인사이드 측은 메르스 갤러리에 욕설 및 음란성 게시물 등록을 자제할 것을 공지했고 글 추천도 로그인한 사람만 가능하도록 바꿨고 이로 인해 기존 메르스 갤러리 사용자들이 다른 갤러리로 이주하며 여성 혐오 현상을 알리기에 노력하다 현재의 '메갈리아' 사이트를 오픈하는데 이르게 된다.

메갈리아란 이들의 전신인 메르스 갤러리와 고전적인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서로 뒤바뀐 세계를 가정하고 쓴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에 나오는 가상의 국가 '이갈리아'의 합성어이다. 그래서 메갈리아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메갈리안 혹은 메갈리아의 딸들이라 부르고 있으며 현재는 많은 유저들이 이를 줄여 '메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메갈리아의 로고는 엄지와 검지 손가락만 쫙 펼친 형태로 메갈리안들은 이 로고의 뜻이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의미하는 등호를 표시한다고 주장한다. 이 외에도 메갈리아의 운영진은 한 잡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로고에 대해 지금까지 여성의 외모는 남성에게 늘 평가의 대상이 돼왔던 것을 비꼬기 위해 남성의 성기 크기에 대한 조롱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 메갈리아 측이 주장하는 메갈리아 탄생 배경


메갈리아의 의견에 반대하는 측(이하 반 메갈) 쪽에서는 일부 여성 커뮤니티의 메르스 갤러리 점거와 남성 혐오는 현재 메갈리아가 주장하는 여성 혐오 사태 이전부터 벌어진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 메갈리아 측에 따르면 여성 유저들이 많이 이용하는 디씨인사이드의 남자 연예인 갤러리(이하 남연갤) 이용자들이 메르스 갤이 생기자마자 유입됐고 현재의 메르스 갤러리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남연갤은 메르스 갤러리 유입 전부터 '이기', '~노' 등 '일베저장소(일베)'에서 사용하는 언어습관을 사용한 것은 물론 남성 혐오 성향이 강했던 커뮤니티로 메르스 갤러리가 오픈하자마자 남연갤 내에서 메르스 갤러리 오픈 소식과 갤러리를 점령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 의견대로 메르스 갤러리가 오픈되자마자 그들은 평상시에 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메르스 갤러리에서 남성 혐오 글을 썼던 것.

하지만 이후 메르스 갤러리에 합류한 남연갤보다는 다소 온건한 여성 커뮤니티에서 일베 말투로 글을 쓰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고 이를 납득시키기 위해 등장한 것이 일베 및 여성 혐오자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미러링이었므로 미러링의 시작이 여성 혐오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반 여성 혐오' 운동이 아니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로고에 대해서도 평등이라는 뜻은 나중에 추가된 것이며 애초의 로고 뜻은 한국 남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의미 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르스 갤러리 이후


메갈리아 운영진들은 메갈리아의 존재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메갈리아의 페이스북을 오픈하게 된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메르스 갤러리 혹은 메갈리아에 올라오는 글을 올리거나 일부 여성 혐오 글에 대해서 미러링을 해왔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다중 아이디 확인을 위해 본인 인증 시스템을 추가하자 운영자가 지인의 이름을 빌려 개설한 메갈리아 페이지가 이 문제로 인해 폐쇄 당하고 이후 운영자가 '메갈리아2' 페이지를 오픈, 페이스북의 행위(메갈리아 페이스북을 폐쇄한)를 여성 인권을 알리기 위한 운동을 막으려는 여성 혐오라고 비난하면서 서명운동까지 전개하는 등 페이스북 비난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그 이후 메갈리아2와 메갈리아3도 페이스북 규정 위반을 이유로 페이스북 페이지가 폐쇄되면서 결국 새로운 페이스북 페이지인 '메갈리아4'가 개설되어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메갈리아4는 이전 페이지들보다는 완곡적인 표현을 쓰는 등 수위는 낮아졌지만 일부 글이 여전히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어 "메갈리아4는 메갈리아와는 달리 온건한 여성 운동만 한다"고 주장하는 파와 "이름에 4붙인다고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같은 메갈리아"라고 주장하는 집단으로 나뉜 상황이다.

이후 운영자는 메갈리아, 메갈리아2, 메갈리아3 페이지를 다시 개설했지만 게시판 관리를 위해 나머지는 폐쇄하고 현재는 메갈리아4만 운영하고 있다.

메갈리아4 운영진은 다른 여성 혐오를 하는 사이트는 방치하고 여성운동을 진행하는 메갈리아 페이스북만 폐쇄하는 것은 여성 차별임을 주장하고 민사소송 전 단계인 민사조정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 결국 민사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이 소송비용을 모으기 위해 진행한 것이 바로 애초에 김자연 성우가 메갈리아 논란에 불을 붙였던 '메갈리아 티셔츠 제작, 판매'였다.

당초 메갈리아4와 페이스북 간의 소송을 위해 제작했던 티셔츠는 예상보다 많이 팔리며 소송 비용 보다 많은 금액이 모금됐고 메갈리아4는 이 남는 비용을 향후 여성 폭력 피해건으로 법적 절차를 받고 싶어하지만 마땅한 수단과 비용이 없는 사람들을 지원하거나 메갈리아 활동 중 법적 분쟁에 휘말린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메갈리아 활동 중 법적 분쟁에 휘말린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거짓된 내용으로 '마인드C'를 포함한 일부 웹툰 작가들을 비난하고 일부 네티즌들에 대한 막무가내적인 비난으로 명예훼손 등의 고소를 당한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거짓말 등을 유포하며 명백한 법률적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까지 메갈리아가 비용을 후원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한편, 메르스 갤러리에서 독립한 메갈리아 사이트 내부에서는 2015년 11월 성소수자와 관련한 내분이 일어나 파가 크게 두개로 갈려지는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메갈리아 내부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려 이와 관련한 논쟁이 자꾸 발생하자 메갈리아에 가입했던 여성 동성애자들이 단체로 탈퇴하는 등 사태가 커지자 운영자가 나서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단어의 사용의 금지를 지시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메갈리아에서 탈퇴하라는 강력한 공지를 내세우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메갈리아 운영자의 이런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메갈리아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이 새로 만든 커뮤니티가 바로 현재의 '워마드'이다.


워마드는 카페 공지 등을 통해 남녀 평등을 넘어 여성 우월주의를 주장하고 있으며 남성은 물론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는 다소 극단적인 곳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현재 여성이 많은 커뮤니티 중 가장 수위 높은 글이 올라오는 곳이다.

예를 들면 지난 광복절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티파니가 개인 SNS에 욱일기를 올려 논란이 돼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것을 비난하기 위해 독립운동가를 모욕하는 이미지를 제작하는 등의극단적인 게시 글을 올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기도 해 일부에서는 여성 일베로 보는 시선도 많은 커뮤니티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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