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감 뛰어났던 VR FPS 게임 '로보리콜'과 '파포인트'

등록일 2016년12월19일 16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기자는 그 동안 VR을 제대로 체험해본 적이 없었다. 롤러코스터 VR 콘텐츠를 보면서 놀라 드러눕는(?) 사람들의 영상만 몇 번 봤을 뿐, VR을 즐겨 볼 수 있는 행운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 기자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달 20일 폐막한 '지스타 2016' 현장에서 VR 게임들을 시연해보게 된 것이다. 사실 이번 '지스타 2016'에서 처음으로 시연대가 마련됐던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 스완송'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기자는 공포 게임에 너무나도 약하다. 처음 로딩이 끝나고 보이는 교실 안의 소름 끼치는 모습을 보자마자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기자는 결국 스태프 분에게 "죄송하지만 다른 게임으로 부탁 드립니다"라며 빠르게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임펄스 기어가 개발중인 FPS '파포인트'와 에픽게임즈가 개발중인 FPS '로보리콜'을 체험했다. 두 게임은 FPS라는 장르적 공통점은 있지만 각각의 다른 매력포인트가 있는 게임이었다. 다소 늦긴 했지만 게임에 대한 솔직한 체험기를 정리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차이점이라면 역시 컨트롤러의 차이다. '파포인트'는 소니의 '에임 컨트롤러'를 사용해 조작한다. 마치 소총처럼 생긴 이 컨트롤러는 왼손의 엄지손가락으로 이동을 하고 조준은 직접 컨트롤러의 방향을 전환하면 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조준방식은 기존 FPS에서의 방식과 달라 처음에는 이질적이지만 이내 익숙해진다. 사격은 실제 총기를 사격할 때처럼 방아쇠를 당겨 쏠 수 있게 되어있는데, 마치 아케이드 건 슈팅을 하는 느낌으로 사격할 수 있어 조준하고 쏘는 맛을 잘 살렸다.


그러나 오락실에서의 '건 슈팅'게임 보다는 조준이 다소 부정확한 느낌을 받았다. 딴에는 견착까지 해가며 에임을 맞춰 쐈다고 생각했음에도 빗나가는 경우가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 문제는 게임 내에 레이저포인터 등의 부수적인 요소가 추가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큘러스 터치'를 사용하는 '로보리콜'의 경우 패드를 두 개로 나눈 듯한 독특한 형태의 컨트롤러를 양손에 나누어 착용해 플레이 하게 된다. '로보리콜'에서 적 로봇을 파괴하거나 집어 던지는 등의 액션을 하는데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다. 조준 또한 '파포인트' 보다는 훨씬 더 정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게임 내에서 총을 사용할 때의 느낌이었다. 재장전이 없는 대신 양쪽 허벅지와 어깨 뒤에서 총을 꺼내 사용하는데, 양 손의 조준에 제한이 없다 보니 '영웅본색'의 주윤발이나 '데빌 메이 크라이'의 단테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엄지와 검지, 중지까지 모두 활용하는 컨트롤러의 특징 덕분에 몰입감은 배가됐다. 컨트롤러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해당 방식은 매우 인상깊었다.


다만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한 조작 방식은 마이너스 요소였다. 초반 튜토리얼을 익힐 때 스태프의 설명을 들어도 다소 복잡한 측면이 있었다. 아케이드 건 슈팅의 경우 이동을 자동으로 해주기 때문에 슈팅에만 집중할 수 있다.

'로보리콜'의 경우, 전투 중에도 플레이어가 텔레포트 방식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오히려 이것이 슈팅에 집중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적 로봇을 붙잡아 파괴하거나 총알 등의 오브젝트를 던질 수 있는데 짧은 체험 시간 동안 익힌 후 곧바로 게임을 즐기니 조금은 정신이 없었다. 다양한 액션을 구사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조작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파포인트'에서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그래픽이다. PS4 버전으로 플레이를 했기 때문인지, 지형과 몬스터의 텍스쳐가 다소 뭉개져 보이는 문제점 때문에 VR 기기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위에서 언급했던 부정확한 조준 문제가 겹쳐 이러한 느낌은 더욱 심화됐다. 그래픽과 조준에 대한 문제가 앞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해본다.

'로보리콜'의 그래픽은 '파포인트'보다 매우 훌륭하다. 언리얼 엔진 4로 구현된 높은 수준의 그래픽은 VR의 몰입감과 컨트롤러의 특징까지 맞물려 실제로 총을 쏘며 전투하는 느낌 마저 받았다. 특히, 몰입을 방해하는 프레임 드랍도 없었기 때문에 게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게임 내에서의 액션도 양 게임은 차이를 보인다. 먼저 '파포인트'의 경우 일반적인 '레일슈터'식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는데, 기존의 '콜 오브 듀티'나 '배틀필드'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라면 다소 실망스러울 지도 모르겠다. 물론 VR 기기를 착용한 상태였기 때문에 모니터로 보는 것 보다는 몰입감이 뛰어나다. 또, 시연 버전인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직접 즐겨본 시연 버전에서는 연출적인 측면에서 밋밋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종종 머리 위에서 모래가 떨어지거나 거대 몬스터가 뛰어오르며 위협하는 연출을 볼 때는 흥미로웠지만, 사막 배경 다운 허허벌판을 이동하다가 몬스터가 보이면 사격하고, 종종 중간 지점에서 무기를 교체하는 정도에 그쳐 '로보리콜'과 비교했을 때 많이 아쉬운 편이었다.


'로보리콜'의 경우, 전투 자체도 재미있지만 연출도 뛰어난 편이었다. 유저가 직접 조작하지 못하는 기본적인 연출도 훌륭하지만,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게임 내에서 다양한 액션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적이 쏜 총알을 잡아 던져 되돌려줄 수도 있고, 로봇을 잡아 뜯어 분해할 수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로봇을 위로 던져 총으로 사격할 수도 있고, 파괴한 로봇이나 탄창이 비어버린 총을 던지는 것까지 가능하다. 이러한 능동적인 액션은 유저가 직접 주인공이 되어 적들을 무찌르는 뛰어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직접 체험해본 '파포인트'와 '로보리콜'은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게임이었다. '파포인트'는 '에임 컨트롤러'를 사용해 직접 조준과 이동을 컨트롤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소 멀미를 유발하는 단점도 있다. '로보리콜'은 텔레포트라는 이동방식을 채택해 멀미를 줄이고 컨트롤러를 십분 활용해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대신, 조작에 익숙해지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측면이 있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두 게임 모두 FPS답게 '쏘는 맛'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몰입감이 뛰어난 아케이드 건 슈팅을 하는 기분이었다. 건 슈팅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꼭 기회를 마련해 두 게임 모두 즐겨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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