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이제는 IP의 시대, 모바일게임산업 주목받는 IP힘 - #3 日 '오오아라이' 방문기

등록일 2016년10월20일 11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바야흐로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s, 지적재산권) 전성시대다. 무수히 쏟아지는 게임들 중 '나는 이런 게임'이라는 걸 어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좋은 IP를 확보해 게임화하는 것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 없을 것 같다. 세계 게임사들이 앞다퉈 좋은 IP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중이다. 국내에서도 디즈니, 스타워즈부터 '리니지'까지 IP 사냥에 적극적인 넷마블을 필두로 너나할것없이 IP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근래엔 특히 일본 IP, 한국 내수시장은 물론 아시아 전역, 넓게는 북미, 유럽까지 커버할 수 있는 인기 만화, 애니메이션 IP를 확보하고 싶어하는 회사가 많지만 일본 IP를 확보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일본 회사들은 해외에 IP를 넘겨주더라도 글로벌 판권을 주기보다는 해당 나라에 한정된 판권을 넘겨주는 경우가 많다. 내수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중국회사들은 이런 조건에도 IP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 게임사가 한국 내수시장만 보고 비싼 IP를 들여오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워게이밍의 행보는 주목할만 하다. 워게이밍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끝에 신작 애니메이션 '종말의 이제타'에는 아예 제작위원회에 참여해 IP 소유에 나섰다. 이렇게 되면 콜라보레이션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화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 워게이밍의 시도가 좋은 결과를 거둔다면, 다른 게임사 중에도 비슷한 시도를 하는 케이스가 늘어날 것 같다.

좋은 IP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문화산업 전반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문화상품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선진국이라면 어디든 일어나는 대도시 집중현상 속에 지방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도 좋은 IP와의 연계가 요구되는 시대다.

한류 드라마 촬영지를 보기 위해 외국 팬들이 한국을 찾았듯,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는 지역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최근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그런 '성지순례'지로 주목받는 곳 중 하나로 '오오아라이'가 있다. '걸즈 앤 판처'의 배경이 되는 마을이다.

걸즈 앤 판처는 TV 애니메이션에서 시작해 게임으로 제작되고 '월드오브탱크'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해 국내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한 작품이다. 최근에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국내 개봉해 2달이 넘도록 상영되며 팬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작품이다.

오오아라이를 직접 방문해 현지 관광당국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성지순례객과 함께 마을을 거닐며 현지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오오아라이카시마선은 1985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노선

오오아라이(大洗)는 도쿄 우에노에서 조반선(常磐線)을 타고 미토(水戶)까지 간 후, 미토에서 오오아라이카시마선(大洗鹿島線)으로 갈아타고 가야 한다. 2시간 정도 여정이지만 조반선은 물론 오오아라이카시마선도 도쿄 도심을 달리는 노선들에 비해 자주 다니는 노선이 아니라 시간을 미리 체크해 가면 도움이 된다.



오오아라이역 기념사진 촬영스팟
역에 붙어있는 광고는 시작에 불과하다. 마을 곳곳에서 '걸즈 앤 판처'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오오아라이에 도착하면 일단 역 안에 위치한 관광안내소에 들러 지도를 챙기고 스탬프랠리에도 참가하는 게 좋다. 스탬프랠리에 참가해 필요한 도장을 일정 수 모으면 스티커를 받을 수 있는데, 대단한 물건은 아니지만 방문기념도 되고 어차피 걸즈 앤 판처 성지순례를 위해 방문해야 하는 곳들이니 하는 게 좋다. 참고로 스탬프랠리에 필요한 곳 외에도 마을 곳곳에 각 캐릭터별 도장이 마련되어 있으니 도장을 모으기 위해 별도의 노트 등을 준비해 최대한 도장을 모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기자가 추천하는 성지순례 코스는 일단 오오아라이역에서 버스로 '아쿠아월드'로 이동해 해변 공원을 따라 극장판의 배경이 된 격전지를 둘러본 후 상점가로 들어가 각 상점마다 전시된 걸즈 앤 판처 캐릭터들의 입간판을 구경하고 쇼핑 및 군것질(식사)를 하고 마린타워로 이동해 걸즈 앤 판처 공식카페에서 식사를 하거나 혹은 차를 마시는 루트다.



오오아라이역 관광안내소 내부전경

상점가의 캐릭터 패널이나 마린센터 내부 장식, 오오아라이 역사 내의 장식물 등은 기본적으로 촬영이 가능하지만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양해를 구해 촬영하면 안된다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상점가의 전 캐릭터 패널 제패를 노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기자가 추천한 대로 움직인다면 아쿠아월드에서 시작해 오오아라이 호텔, 이소사키 신사를 거쳐 상점가를 둘러보고 마린타워에서 한숨 돌리는 루트를 밟게 된다.

오오아라이호텔 매장의 간판걸은 마코였다

스탬프랠리 투어지 중 하나인 오오아라이 호텔은 호텔에서 지역 명산품 판매매장을 운영중이다. 이 매장에는 걸즈 앤 판처 콜라보레이션 상품도 판매하고 있으며, 관련 일러스트, 사인 등도 전시하고 있다.





오오아라이호텔 매장에서 판매, 전시중인 '걸즈 앤 판처' 관련상품들

오오아라이 호텔 관계자는 "해외에서 예약해 숙박하는 손님도 많다"며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예약도 가능하지만 일본어만 대응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관내 매장 전시품, 캐릭터 패널 등은 기본적으로 촬영하셔도 문제가 없다"며 "다만 다른 숙박객, 매장 고객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촬영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소사키 신사는 극장판에 인상적으로 등장해 현장에 가서 보면 '아 여기가 거기구나'라고 바로 알 수 있는 곳이다. 계단만 보고 돌아서지 말고 시간이 있다면 경내를 둘러보길 권하고 싶다. 


수준도 높고 애정이 묻어나는 그림들이 가득한 '에마'(繪馬)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찬찬히 살펴볼만하다.
















이소사키 신사를 나오면 이제 상점가다. 과자상점, 주류상점 등 다양한 가게들에 각각 걸즈 앤 판처 캐릭터들이 하나씩 배정되어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상점가에 대해서는 따로 적지 않겠다. 그저 시간이 되는 한 최대한 많은 매장을 둘러보길 권한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치하탄 고교의 니시 대장이 지키는 의류매장을 찾아 오오아라이여고 지정양말을 구입하거나 오오아라이여고 학교 마크를 구입해도 좋을 것이다. 이 매장에서는 즉석 패치 서비스도 하고 있어 가방 등을 사 바로 마크를 붙일 수도 있다.


상점가 다음은 마린타워다. 마린타워에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사야하는데 관광협회에서 할인권을 판매하니 그 쪽을 구매하면 조금 싸게 입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걸즈 앤 판처 클리어파일과 입장권을 묶은 상품들도 팔고 있으니 팬이라면 이쪽을 노려야할 것 같다.






 

마린타워에는 걸즈 앤 판처 공식카페가 있다. 각종 캐릭터 관련 먹거리를 팔고 있고 카페 내 장식품도 많다. 벽 한켠에는 걸즈 앤 판처 캐릭터들에 발부된 '특별주민표'가 있다. 공식적으로 걸즈 앤 판처 캐릭터들이 오오아라이의 주민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문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에도 많은 걸즈 앤 판처 팬들이 오오아라이를 찾아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고 밥을 먹고 있었다. 수년째 이런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고 해외에서 찾아오는 팬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오오아라이를 둘러본 후에는 오오아라이 관광협회 및 관광안내소 관계자들을 취재했다.


공식 취재에 응한 오오아라이 관광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에 오오아라이를 방문하는 관광객 구성을 보면 가족단위 관광객이나 어느 정도 연세가 있는 관광객이 주를 이뤘지만 걸즈 앤 판처의 무대로 오오아라이가 등장한 후에는 젊은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었다고.

오오아라이역 관광안내소 담당자는 "일본 전역에서 걸즈 앤 판처 팬들이 오오아라이를 찾고 있고, 외국 관광객도 증가했다"며 "대만, 중국 관광객이 많은 편이고 한국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도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북미, 유럽에서의 방문객은 눈에 띄게 늘진 않았지만 걸즈 앤 판처 방영 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오아라이는 맛있는 먹거리도 풍부한 곳이라 식도락 투어로 오기에도 좋은 곳"이라며 "걸즈 앤 판처를 계기로 방문해 오오아라이의 풍부한 자연을 즐기고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고 가면 좋을 것"이라 전했다.

오오아라이만이 아니라 일본 각지에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의 배경이 되어 관광이 활성화되는 지역이 늘고 있다. 우수한 IP를 많이 보유한만큼 IP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각 지역마다 앞다퉈 좋은 IP와의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게 현재 일본의 상황이다.

걸즈 앤 판처 팬이라면 오오아라이를 한 번 찾아가 어떤 분위기인지 한번 살펴보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 가을에 열리는 '아귀축제'에는 전국에서 10만명 이상의 걸즈 앤 판처 팬들이 오오아라이를 찾는다고 하며, 워게이밍 일본지사의 이케다 히데요 마케팅 총괄도 이 아귀축제 참가를 권했다. 하지만 기자는 올해 스케쥴 상 방문이 힘들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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