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온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신작 '슈퍼로봇대전 Y'가 한국어화 발매되었기에 플레이해 봤다.
원래도 다양한 IP를 활용한 작품이라 제약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작품 스크린샷을 찍을 수 없게 제한되어 있다. 볼륨도 상당히 커 50시간 정도 진행한 상태에서 1회차 엔딩은 보지 못하고 감상을 정리하게 됐다.
플레이 진행은 익스퍼트 난이도로 시작해 쭉 유지하면서 플레이했다. 가끔 '난이도를 낮추고 강화하고 다시 복구' 같은 유혹이 생기기도 하지만 손대지 않고 고정해 플레이했다.
'슈퍼로봇대전 Y'를 50시간 가량 플레이하고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슈퍼로봇대전'의 본질은 다양한 작품의 '크로스오버'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본질은 다양한 작품의 크로스오버에 있다고 보는 입장에서 이번 Y의 스크립트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여러 작품을 섞어서 이 정도의 대사, 이 정도의 이벤트를 짜내고 구현해 냈는데 어색함이 거의 없다. 원작, 원작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대화와 이벤트를 구성해 보여준 점에 박수를 보낸다.
물론 한걸음 물러서서 작품 전체의 스토리를 보면 '개연성을 따지면 지는 것' 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난장판이긴 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슈퍼로봇대전'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크로스오버 작품에서 정리해 보여주기 힘들다는 것을 오랫동안 시리즈를 즐겼다면 적당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꽤 좋은 평가를 받는 일부 작품 -알파 외전이라거나- 도 호오가 크게 갈리는 것을 생각하면 역시 큰 스토리는 그냥 없는 셈 치고 서브 이벤트와 크로스오버 대사에 집중해 즐기는 것이 마음 편하게 '슈퍼로봇대전'을 잘 즐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UI는... 내게 고통을 줬어
유쾌한 스크립트를 보다 게임 UI를 보면 어디서부터 지적해야할지 모를 수준으로 난감하다. 다만 이번 Y는 '얼굴마담'도 게임 엔진도 싹 바뀌고 나오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해해 보려 한다. 다음에는 더 잘 하기를 바란다.
이 부분은 언급해야겠는데, UI 중에서도 원호공격/방어 횟수를 보기 위해 각 캐릭터 세부정보까지 가야 한다는 점에 너무... 고통받았다. 물론 원호공격은 이동 중에 보이지만 익스퍼트 난이도에서 중요한 것은 원호방어 횟수이기에...
30년 동안 이어진 시리즈 전반에서 제작진의 고집이 유지되었고, 그것을 팬들이 체화한 것에 가까울 것이라 다음 작품까지는 봐야 평가가 가능할 것 같은데, Y만 봐서는 UI에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난이도 밸런스 훌륭, 연출은 좋다가 안 좋다가...
'슈퍼로봇대전 Y'의 난이도 밸런스는 매우 잘 된 편이라고 느꼈다. 익스퍼트 난이도 기준이지만 더 아래 난이도로 플레이하는 게이머들도 평가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게임 특성 상 후반부에 난이도 곡선이 무의미하게 밸런스가 뭉개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지점이 굉장히 후반으로 넘어간 느낌이다. 50시간 정도 플레이해 게임 중후반까지 와서 어느 정도 세팅이 된 상태에서도 스테이지에서 엘리트급 적이 우르르 쏟아지면 꽤 압박감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슈퍼로봇대전 답지 않게(?) 레벨 디자인을 제대로 해 보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개조, 파츠가 갖춰지지 않은 극초반이 가장 어려운 게임인데 그 부분도 '불합리하다'고 느껴지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지?' 로 도전의욕이 생겨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시리즈 신작이 나올 때마다 늘 말이 나오는 '연출'은 팬들의 '고점은 충분히 높은데 저점이 너무 낮다' 는 평에 동의한다.
어떻게 만들어도 혹평에 시달리는 것이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운명(?)이고, 취향을 맞춰야 하는 범위가 너무 다양한 시리즈이다. 개인적으로는 Y의 연출도 충분히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점... 일부 캐릭터의 특정 모션은 정말 눈물이 절로 나오는 수준이다. 나름 최선을 다한 것일 텐데... 유니티가 문제인가? 역시 그런가??
늘 쓰던 연출을 계속 쓴다는 평과 원작 그대로 보여주라는 요청이 공존하기에 정답이 없는 부분이지만, 다음 작품은 저점을 좀 더 다듬어 끌어올려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팬심 빼고도 높은 점수 줄 만한 게임, 발전에 대한 기대도 생겨
점수를 매기자면 85점은 줘도 될 것 같다. 솔직히 늘 팬심으로 호평하는 시리즈인 것은 맞지만 이번에는 꽤 진심이다. SRPG가 마땅히 우선시해야 할 턴제 전투의 밸런싱과 시리즈의 정체성인 크로스오버 두 요소에 집중한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로봇 애니메이션 팬층과 게임 팬층이 겹치면서 미묘하게 어긋나는 면도 있는 시리즈인 만큼 모두를 만족시키기 힘든 게임이다. 거기에 시리즈의 얼굴마담이 사라지고 나오는 첫 타이틀. 프레셔가 컸을 텐데 전작 -장고 끝에 악수로 나온- 에 비해 확실히 비교 우위에 있으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설레발이 될 것 같지만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며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희망회로가 강렬히 돌아가고 있을 정도이다. 엔진이 바뀌어서 그런가. 앞서 유니티가 문제인가... 라고 적었는데. 아니 문제인 것은 맞는 것 같지만, 좋은 점도 분명 있다는 정도로...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새로운 틀과 접근법을 갖추고 전통과 새로운 시대를 조화시켜 발전하는 길을 찾아 나가는 도중이라고 이해해 주려 한다. 옛것을 청산되어야 할 것으로만 보지 않으면서 동시에 발전을 모색하는 개발진에게 응원의 ... 디지털 디럭스 구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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