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It Takes Two', 세대와 시대를 대표하기에도 손색없는 걸작

등록일 2021년04월14일 10시39분 트위터로 보내기



 

헤이즈라이트(Hazelight)의 잇 테이크 투(It Takes Two) 플레이스테이션5 버전을 주말 동안 플레이해 플래티넘 트로피도 획득했다. 플레이하며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게임의 즐거움, 아름다움, 멋짐을 만끽하고 협동 플레이의 재미도 오랜만에 느끼게 만들어준 게임이었다.

 

솔직히 적자면 이 게임에 대해 사전 지식이 많지 않던 상황에서 플레이스테이션4, 5 두 버전 중 하나만 클리어하면 다른 한쪽은 세이브를 공유해 간단히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이 가능하다는 트로피 헌터 지인의 정보 공유 및 협동플레이 제안에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를 시작했다.

 

개발사의 전작 '어 웨이 아웃'이 금방 클리어되는 소위 '트로피 보양식'으로 분류되었던 점에서 비슷한 수준의 분량, 난이도, 그리고 썩 재미있지는 않지만 크게 나쁘지 않은 정도의 재미를 담은 게임을 예상하고 시작했다.

 



 

게임을 끝내고 나니 헤이즈라이트에 사과해야할 것 같다. It Takes Two는 게임사에 남을 걸작, 우리 세대, 시대의 대표작, 지금까지의 게임이라는 문화, 미디어 전체에 보내는 헌사라 해도 과찬이 아닐 정도의, 잘 만든, 너무나 재미있는 걸작 게임이었다.

 

모든 장르와 '게임'에 대한 경의를 담은 게임, 허술한 부분이 전혀 없다
이 게임의 장르는 기본적으로 플랫포머 퍼즐 어드벤쳐로 분류될 것 같다. 친구와 함께 퍼즐을 풀고 점프를 해 건너편으로 이동하거나 높이 올라가는 액션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단순히 '이 게임은 이 장르'라고 하기에는 게임에 담긴 것이 너무 많다. 챕터마다, 장면마다 다른 액션, 다른 게임플레이를 제공하는 이 게임은 갑자기 대전액션 게임이 되었다가 리듬액션 게임이 되고, 슈팅게임이 되었다가 레이싱 게임이 되고, 때로는 러닝게임이 되기도 한다.

 



 

놀라운 점은 시시각각 장르가 바뀌는 와중에 무엇 하나도 허술한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때로는 놀라움을, 때로는 웃음을 주는 게임 디자인에서 대충 만든 인상을 주는 구석이 단 한군데도 없다. 게임을 끝내고 나면 아니 어떻게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만들 수가 있냐는 놀라움이 마음을 가득 채우고, '거기서 잠깐 쓰려고 그렇게 공들여 만들었단 말이야??' 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게 만든다.

 

게임 진행과 무관한 미니게임들도 모두 공들여 재미있게 잘 만든 것들로, '게임'이라는 즐길거리의 지금까지에 대한 경의와 오마쥬를 담은 것부터 참신한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것까지 하나하나가 다 사랑스럽고 매력적이었다.

 



 

다양한 보스전, 추격전, 퍼즐풀이도 과거 걸작들에 대한 경의를 담은 오마쥬부터 최신 게임에 대한 애정을 담은 패러디, 미래를 시야에 둔 다양한 시도까지... 하나의 게임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것을 담아내면서도 각각의 요소가 모두 훌륭한지, 믿기 힘든 수준의 완성도였다.

 

10여시간 플레이하는 동안 작은 버그도 경험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많은 기믹, 장르, 아이디어를 담고 다른 플레이어와의 협동이 필수적인 게임에서 이렇게 완벽한 QA-완성도를 어떻게 해 냈는지, 게임업계 전체를 위해 헤이즈라이트에서 개발 과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완벽한 공간 활용, 절묘한 난이도 밸런스, 뻔하지만 감동 주는 스토리
이제 고전 플랫포머 게임들을 디자인, 스테이지 밸런스 교과서로 쓰는 시대는 끝내도 될 것 같다. 앞으로는 It Takes Two가 그 자리를 대체해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퍼즐의 힌트는 공간에 있고 사방을 둘러보고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면 길이 열린다. 공략을 찾아볼 필요가 없지만 너무 간단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절묘한 퍼즐 난이도는 하면 할수록 감탄이 나왔다.

 



 

점프 액션이 꽤 어렵다는 느낌을 주는 부분(못으로 발판 만드는 구간 등)이 몇 있었지만, 대부분 구간에서 조금 까다롭지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난이도로 짜증나지 않는 선에서 도전과 성취를 느낄 수 있었다.

 

게임 극초반에 꽤 어려운 부분이 나와 이건 가족용 게임은 아닌가 싶었고, 스토리도 초반에 잔인한 묘사가 나와 좀 과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뒤로 갈수록 난이도 밸런스가 더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스토리도 왕도를 따라간다는 인상을 받았다.

 



 

게임을 진행해 나갈수록 클리어의 성취감과 게임 디자인에 대한 놀라움은 가시지 않으면서 스토리도 뻔하지만 좋은 이야기로, 엔딩 스탭롤에서 눈물이 찔끔 나오게 만들었다.

 

일요일 저녁에 게임을 클리어한 후 여운에 잠겨 게임을 쉬고 휴식을 취했을 정도인데 주말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 게임하는 세계구 트로피 헌터인 기자에겐 수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었음을 밝혀 둔다.

 

큰 장점이자 (아마도) 유일한 단점일 협동 플레이 강요
It Takes Two는 플레이하는 내내 파트너와 함께 진행해야 하는 협동 플레이 강요 게임이다. 파트너와 여기는 어떻게 해야 넘어갈 수 있을까, 해답은 무엇일까를 협의하고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고통스럽지 않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사실 플레이스테이션3 시절까지만 해도 협동 플레이를 제공하는 게임은 꽤 흔했었다. 스토리 진행도 혼자 할 수 있지만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 많았고, 협동 플레이용 시나리오를 따로 제공하는 게임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멀티플레이는 경쟁으로, 시나리오 진행은 혼자 해야하는 것이 대세가 되어버렸다. '파크라이' 시리즈나 '고스트리콘' 시리즈처럼 여전히 시나리오를 협동 플레이로 진행할 수 있는 게임도 나오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이 더 많고, 협동 플레이를 지원해도 혼자 플레이하는 게이머가 더 많을 것 같다.

 

함께 할 사람이 없어진 게이머가 많아진 것일지, 이런 게임들이 주류가 되며 혼자 플레이하는 것이 당연해져 버린 것이라 해야할지...

 



 

It Takes Two에서 플레이어는 파트너와 함께 답을 찾아내고 협력해서 난관을 이겨내고, 강력한 보스와 대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명만 잘 하면 대충 넘어가는 부분도 있지만 협력이 중요한 부분이 더 많다.

 

보스전의 경우 둘 중 한명만 살아있으면 무제한 부활이 가능하다. 보스전 외에도 런게임 등에서도 내가 실수해도 파트너가 잘 하면 내 실수는 없었던 것이 되는 부분이 많다. 협동 플레이라 가능한 재미를 담는 한편으로 협동 플레이라 나의 실수가 커버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3으로 나왔던 'FUSE'(It Takes Two와 마찬가지로 EA 게임이었다)에서는 4인 파티에서 1명만 죽어도 게임오버가 되었던 게 생각나는 대목이다. '실수하면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디자인'과 '파티원 중 한명만 잘해도 모두가 득을 보는 디자인'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선의를 담아 잘 만들면 플레이어가 모두 행복하면서 재미있는 게임이 가능하다는 것을 'It Takes Two'가 잘 보여주는 것 같다.

 



 

'It Takes Two'의 협동 플레이는 굉장한 장점이고, 게임을 플레이하며 협동 플레이가 참 재미있구나, 좋구나 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된다. 그런데 게임 디자인, 밸런스, 내용이 완벽해 흠잡을 데 없는 이 게임에서 굳이 단점을 찾는다면 이 협동 플레이를 강요하는 부분을 들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앞서 언급했듯 함께 게임할 게임 친구가 없는 사람(적고 나니 너무 슬퍼진다)이 많아진 시대 아닌가. 하고 싶지만 긴 시간 함께 플레이할 게임 친구가 없는 사람을 위해 AI를 지원하거나 혼자 두 역할을 다 할 수 있게 해 줘도 좋을 것 같...지만 그러면 이 게임의 취지, 스토리가 모두 무색해지는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같이할 사람 없다는 게이머가 가득하니 이 참에 게임친구를 마...만들어 보시면 어떨까...

 



 

한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네이버의 플레이스테이션 트로피 카페에 가서 함께 할 사람을 찾으면 쉽게 파트너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도 트로피 카페에서 트로피 헌터와 파트너로 게임을 클리어했다.

 

그리고 트로피...
서두에 언급했듯 이 게임은 세이브를 공유해 플레이스테이션4와 플레이스테이션5 중 한 버전을 끝내면 세이브를 불러와 다른 버전의 플래티넘 트로피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세이브 공유로 미니게임 25종 수집과 게임 클리어가 해결되므로 특정 행동이나 장소 발견 등을 챕터 선택으로 해결하면 된다. 플래티넘 트로피 초회 획득에는 10~20시간(각 장르별 익숙함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 같다. 기자와 파트너로 함께한 트로피 헌터 모두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트로피 헌터라 10시간 조금 넘게 걸렸지만 일반적으로는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 본다) 정도 소요되며 다른 버전 2회차 획득에는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트로피 헌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꽁트로피'인데 이 게임은 한 버전을 따면 다른 버전이 '꽁'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상태라 지금이라면 파트너 찾기가 매우 수월할 것이라 본다. 같이 할 사람이 없다고 넘겨버리기엔 너무 훌륭한 게임이다. 이 기회에 게임 친구도 만들고(?) 갓겜도 플레이해보시길 권하고 싶다.

 

점수는 100점 만점에 99점을 매겨야겠다. 1점은 협동 플레이 강요가 아주 조금 걸려서 깎은 점수로,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기에 충분한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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