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익숙한 유비 스타일 오픈월드 게임 '와치독스: 리전', 할만은 한데...

등록일 2020년11월13일 09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와치독스' 시리즈 신작 '와치독스: 리전'이 출시되어 플레이해 봤다.

 

2014년 시카고를 배경으로 에이든 피어스의 활약을 그려냈던 1편과 2016년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마커스 할러웨이가 활약한 2편에 이어 이번엔 런던을 배경으로 삼았는데, 정해진 주인공이 없다는 점이 '리전'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해야할 것 같다.

 

'와치독스: 리전'을 한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유비 스타일의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지역을 해방하고 수집하고 서브미션을 수행하고 등등... 수십번 경험한 익숙한 스타일의 게임 디자인이다. 게임 시스템 소개보다는 전작들과의 인상 비교를 해 보면 될 것 같다.

 



 

 

기본적으로 기자와 리뷰어는 '와치독스' 시리즈를 계속 즐겨왔고 좋아하는 팬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봐 주시기 바란다. 완성도에 아쉬움이 남고 전 세대 콘솔로 플레이할 경우(아직 플레이스테이션5로는 플레이하지 않은 상태) 그래픽도 조금 부족해 보이고 운전은 여전히 적응이 안되며, '사람 모을때마다 이걸 해야 해?' '메인 미션이 뭔데?' 등 별 생각 없이 잡았다가 실망할 지뢰가 꽤 많이 널린 게임이다. 무엇보다 스토리 모티베이션이 부족한 점이 너무 큰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리뷰 협력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와치독스' 시리즈가 원래 무대에 따라 게임성이 바뀌는 거라고 생각하면 납득이 된다
와치독스 1편은 시카고가 배경이다. 시카고 하면 마피아, 알 카포네, 시카고 타자기 아닌가. 찬바람이 불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블루스가 흐르고. 코트를 입은 주인공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우울한 분위기를 풍긴다.

 

시카고 컵스의 인기를 반영하듯 초반 미션은 야구장이 배경이며 스토리를 한줄로 요약하면 자경단원(!) 인 주인공이 조카의 복수에 나서는 스토리로 매우 알기 쉬운 동기와 흐름이다.

 

시카고 도심의 바둑판같이 길게 펼쳐진 길을 자동차를 몰고 달리면서 나쁜 놈들을 때려잡다가 교외로 나가면 완전 한적한 곳에 갱단의 소굴이 있다. 나쁜짓 하는 놈들이 보이면? 총알을 먹여주는 수 밖에!

 

총알을 가득 먹여주고 터트리고 두들겨패고 다닌다. 그것도 '혼자'. 와치독스 1편은 느와르물에 가까웠다. 숨어서 조용히 해킹으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아무튼 샷건으로 해결하고 싶은 충동이 팍팍 드는 게임이었다.

 

시카고에서 시카고 사람이 블루스를 들으며 시카고하는 게임. 배경 설정과 분위기가 취향에 맞는 경우 강력 추천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2편으로 넘어가면 배경이 샌프란시스코이다. 다이하드(1988년작)에서 존 맥클레인이 공항에 도착해서 LA 커플의 정열적인 포옹을 보면서 절레절레 한마디 했던 기억이 바로 떠오른다.

 

'Californian...'

 

주인공도 캘리포니안 친구들도 캘리포니안.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해변과 할리우드, 실리콘밸리 등을 돌아다니며 하고싶은 대로 놀고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고 낄낄대고 장난치고 노는 '청년'들이다.

 

스토리도 친구들끼리 낄낄대고 놀다가 배신당하고 보복하는 내용으로 애초에 '너가 너무 자유분방하게 놀았지 않냐'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보복이란 것도 '너의 비밀 비디오를 보유하고있다' 계열이 인상적이었다. 스마트폰을 해킹해서 채팅을 보고, 집 PC화면을 보면서 타깃의 취향을 확인하고.

 

해결방법의 선택지에서 다 때려부수는 것보다 '저놈을 창피하게 만들면 우리 승리임'을 고르게 되는것이 와치독스2의 포인트였다. 물론 플레이 스타일이 유저마다 다르겠지만... 1편이 취향이었던 사람은 존 맥클레인처럼 줄창 '캘리포니아놈들...' 하게 되는 게임이 와치독스 2편이었다.

 

1편에 비해 시스템적으로는 꽤 발전해서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1편보다 분명 '잘 만든' 게임이었지만 스토리 진행에 몰입도가 떨어지고 여기저기 수집하고 노는데 주력하게 되는 구성이었는데, 캘리포니아에 가 보면 이해할 거라는 의견도 많았다. 따뜻한 기후 유려한 자연, 왜 그리 심각해? 놀자고 하하하 라는 것인데 그건 그것대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번째 '리전'으로 넘어왔는데... 3편은 런던, 그것도 더 우울하고 어두운 배경이다. 바로 게임의 콘셉트를 알 것 같다.

 

'V For Vendetta'

 

튜토리얼 미션이 조금 꼬아둔 '브이 포 벤테타'에 007의 나라답게 007도 조금 섞어둔 느낌이다. 민간 군사기업이 런던을 테러에서 보호하기 위해 장악했다고? 브렉시트로 혼란에 빠진 런던이네!

 

정해진 주인공은 없다.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레지스탕스로 영입해 미션에 내보내는 구성으로, 누구나 '브이'가 될 수 있다. 가면을 쓰면 말이다.

 



 

건설 노동자는 화물 드론을 타고 임무에 나서고 암살자는 어둠에 숨어 총을 쏘고 총을 맞는다. 변호사와 판사는? 그냥 가입만 되어 있다가 조용히 서류업무를 해 준다. 너무 현실을 반영한 설정, 전개라 감동스러울 정도이다.

 



 

런던답게 도로가 너무 좁아 운전하기 불편하고 건물도 고만고만하게 생긴 데다 구조가 복잡하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의 현대판이다.

 

런던을 템플기사단의 갱단에서 해방시키려는 제이콥의 모험과 일맥상통한다. 아 같은 유비소프트 게임이었지(...)

 



 

와치독스2의 런던은 뒷골목 링에서 주먹질로 챔피언 뽑던 신디케이트의 런던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어디선가 무슨 일이 생기면' 펍에서 축구보다가 싸우는 나라답게 주먹질로 해결하는 것이 일상이군요. 신디케이트에서도 지팡이 찜질이 특효약이었죠.

 

와치독스에서 뭐가 좋았나에 따라 평이 갈릴 게임
와치독스 1편이 서부의 무법자마냥 총구를 들이대면 악당이 술술 부는 게임이었다면, 2편은 악당의 PC 화면을 보면서 증거를 수집하고 비디오를 찍어서 웹에 띄웠고, 이번 3편은 증거 수집과 상황 추론부터 시작하게 된다. 셜록홈즈의 나라로 갔으니 런던에 갔으면 런던법을 따라야하는 것 아니겠나.

 



 

물론 와치독스 시리즈의 근간 자체는 유지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 운전하는 느낌이 기묘해서 적응이 안되는 건 1, 2, 3편 모두 똑같고 결국 해킹이 메인이라는것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 오픈월드에 수집품이 여기저기 뿌려져 있고 약간의 퍼즐을 풀어야 획득 가능하다는 것도 늘 경험했던 요소.

 

1편과 2편 시스템에 적응했다면 3편도 같은 게임 하는 느낌으로 바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3편은 '모두가 브이가 될 수 있기'에 유저가 마음대로 팀원을 모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일 텐데, 모집할 때 이것저것 해야하는 일이 있고 그것이 굉장히 귀찮을 수 있지만 '런던의 검은 양복을 입은 암살단'을 꾸린다거나, '미녀삼총사와 친구들'을 꾸린다거나. 취향에 따라 노인들만 모아서 실버팀도 구성할 수 있는, 소위 '포X몬' 스타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가 된다.

 



 

브렉시트가 실행되어 대혼란에 빠진 if 런던에 가보고 싶은 게이머, 어쌔신크리드 신디케이트를  재미있게 즐긴 게이머, 와치독스 시리즈의 요소 중 해킹과 수집 시스템이 재미있었던 게이머, 그리고 '포X몬' 스타일로 동료 모으기 자체가 즐거운 게이머라면 '와치독스 리전'을 추천해도 될 것 같다.

 

와치독스 1편보다 2편이 취향이었다는 게이머에겐 '와치독스를 좋아했던 것인지 샌프란시스코를 좋아했던 것인지' 고민해 보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와치독스 리전은 유비소프트 A급 게임이 대개 그러하듯 애매하게 B+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오픈월드 게임으로 딱 예상 가능한 지점에 머무른 타이틀이었다. 어쌔신크리드 최근 작품들이 변화를 시도하며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 와치독스 시리즈도 혹시 했지만... 다음 작품을 기대해 봐야겠다. 기자와 리뷰어 모두 이 게임에 딱 80점을 매겼다.

 

이 시국에 런던을 여행할 수는 없고, 우리는 이미 사이버펑크의 시대에 살고 있고 브렉시트는 현실이니 과도한 기대를 갖지 말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런던 시민을 구경하다가 이리저리 팀으로 영입하면서 잔재미를 추구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만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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