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첫 온라인 개최 'BIC 2020', 이득우 사무국장 "올해의 키워드는 소통과 유료화 정책"

등록일 2020년10월19일 09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대표 인디게임 전시회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0(이하 BIC 2020)'이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 동안 온라인에서 진행된다. BIC 조직위 이득우 사무국장은 온라인에서도 BIC의 장점인 소통을 살리는 한편,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 있는 행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이하 BIC)'는 매년 9월경 부산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인디게임 전시회다. 매년 150여 개의 국내외 유망 인디게임들을 즐겨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근거리에서 개발자들과 관람객들이 게임을 즐기며 소통할 수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BIC 2019'부터는 '부산항국제컨벤션센터'로 무대를 옮겨 행사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루키 부문'을 신설하는 등 국내를 넘어 글로벌 대표 인디게임 전시회로 발돋움할 준비를 끝냈다.

 

그러나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해 예년처럼 오프라인에서 전시회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BIC 조직위 측의 계획에도 조금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BIC 조직위는 빠르게 온라인으로의 행사 체제 전환을 선언하고 LG 유플러스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통해 데모 시연 기회를 제공하는 등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못지 않은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BIC 조직위 이득우 사무국장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은 어떤 모습일까? 게임포커스가 'BIC 2020'을 앞두고 이득우 사무국장과 만났다.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으로도 행사를 확장하려는 생각을 하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온라인 전시회 관련 역량을 키우게 되었다는 것이 이득우 사무국장의 소감이다. 그가 전한 'BIC 2020'의 핵심 키워드는 '소통'과 '유료화 정책'이다.

 

사상 첫 온라인 개최 'BIC 2020', 커뮤니티 기능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로 재미 강화

 



 

이득우 사무국장은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이 사단법인으로 발족하기 이전인 2015년부터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함께 행사의 총괄 및 감독을 맡았던 BIC의 산증인이다. 올해 'BIC 2020'에서도 변함없이 행사의 전반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한편, 의사 결정과 실무와 관련된 지휘를 담당하고 있다. 

 

이득우 사무국장은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조직위 측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매년 BIC는 9월 중 진행되기에 코로나19 시국 초반에는 긍정적인 전망들도 나왔기 때문. 그러나 온라인으로 체재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 기간이 필요했기에 조직위 측은 비교적 빠른 시기인 올해 4월경 온라인 개최를 선언한 바 있다. 여기에 행사 개최 시기를 10월 중순으로 변경하면서 온라인 전시회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도 시간을 얻었다는 것이 이득우 사무국장의 이야기다.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BIC 2020'의 특징은 LG유플러스와의 협업을 통한 전시작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와 온라인 상에서도 개발자들과 관람객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이다.

 

올해 'BIC 2020'에서는 '지포스 나우'를 통해 '레플리카(Replica, 개발 소미)'와 '리플이펙트(Riffle effect, 개발 아웃사이더키즈)' 등 기존 수상작과 전시작 18종을 다운로드가 필요 없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로 즐길 수 있을 예정이다. 조직위 측은 관람객들의 원활한 게임 경험을 고려해 PC 게임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전시회 개최 이전 개발자들의 신청을 받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대상 전시작을 선정했다. 전시회 참여에 앞서 '지포스 나우' 관련 앱을 다운로드한 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그 밖의 전시작들은 데모 다운로드를 지원해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인디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이득우 사무국장은 "온라인 개최를 결정한 뒤, 여러 플랫폼들을 조사하던 중 '지포스 나우'를 서비스 중인 LG 유플러스와 협력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온라인 상에서도 오프라인처럼 다양한 게임들을 즐기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가장 최적이라고 생각했다. 기존처럼 대안 컨트롤러 등 기발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데에는 제약이 있어 아쉽지만, 최근의 전시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배부른 소리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겠다"라고 말했다.

 



 

'소통'은 BIC가 처음부터 내세운 강점 중 하나다. 관람객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개발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거나 피드백을 주고받는 재미는 매년 개발자와 관람객들이 꼽는 BIC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다만 올해는 온라인에서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예년처럼 긴밀한 소통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조직위 측은 'BIC 2020'에서 150여개의 전시작 별로 게시판을 제공, 게임을 플레이한 관람객들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남기고 개발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욱이 외부의 솔루션이 아닌 BIC 홈페이지에서 자체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해 전시작들을 즐기고 바로 소감을 남기며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동안 온라인 인디게임 전시회에 게임을 출품한 개발자들의 주된 아쉬움이 관람객들과의 피드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적으로 홈페이지에서 게시판 기능을 구축한 'BIC 2020'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모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득우 사무국장은 "온라인으로 행사를 전환하면서 외부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법들을 고민했지만, 다른 플랫폼에 의존해 행사의 틀을 맞추면 게임을 출품하는 개발자나 기획자 분들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우리가 스스로 게시판 기능을 기획해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BIC 2020에서는 게시판,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관람객이 개발자들과 실시간으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현장감은 떨어지지만 실용적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유료화' 정책, 티켓 값을 하는 행사 퀄리티 보여드리겠다

 



 

BIC는 인디게임 관련 전시회 중에서는 드물게 입장 티켓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행사 체제를 전환한 올해도 마찬가지로, 하루 동안 전시작을 체험할 수 있는 '데일리티켓(3,000원)'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프리 패스 티켓(15,000원)'을 구매해야 전시회를 즐길 수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행사에서도 티켓을 구매해야한다는 정보를 접한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다소 아쉬운 정책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득우 사무국장은 'BIC 2020' 행사 기획 초기부터 티켓 판매 정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소통'과 '유료화' 정책을 'BIC 2020'의 핵심 기조로 내세운 것은 전시회에 참여하는 개발자들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이득우 사무국장의 설명. 이득우 사무국장은 "온라인 전시회 중에서 유료화 정책을 내세운 사례는 드물지만, 행사를 무료로 개최하면 준비하는 사람들,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라며 "게임을 만든 개발자들의 자존심, 그리고 노력의 가치를 담기 위해 유료화 정책을 핵심 기조로 가져갔다"라고 말했다.

 

유료로 티켓을 판매하는 만큼, 소위 '돈 값'을 하는 수준의 행사를 선보인다는 것이 조직위 측의 목표다. 이에 전시작 심사 과정에서부터 단순한 다운로드 링크가 아닌 빌드를 제출하도록 했다. 혹시라도 유료로 티켓을 구매하고 입장한 온라인 전시회에서 150여개의 전시작 중 제대로 다운로드할 수 없는 게임이 있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한 결정인 셈. 빌드를 외부에 맡기는 방식에 개발자들의 거부감을 예상했지만, 다행히도 개발자들도 조직위의 취지를 이해하고 잘 따라와줬다고 한다.

 

이득우 사무국장은 "유료화 정책은 BIC에게 있어 품질 보증 같은 느낌이다"라며 "게임위 측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 전시회에서 제공하는 빌드도 전시작으로 인정받고 기존과 동일한 심의 정책을 적용할 수 있었다"라며 "투자한 금액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게임, 그리고 행사 퀄리티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루키 부문' 전시작 퀄리티 대폭 향상, 인디게임의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관람객의 몫

 


 

한편, BIC 조직위는 2019년부터 학생 작품을 대상으로 한 '루키 부문'을 신설했다. 학생들의 창의력 넘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결과물의 완성도가 상당해 향후 국내 게임산업의 긍정적인 전망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올해 역시 '루키 부문' 전시작들이 관람객을 기다리는 가운데, 이득우 사무국장은 학생들의 퀄리티가 전년보다도 더욱 향상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득우 사무국장은 "나 역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작품을 평가받을 기회가 적다 보니 BIC가 학생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하고 있다"라며 "BIC 출품작들이 미디어에 노출되고 게임에 대한 팬덤도 형성되면서 최근에는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BIC가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루키 부문은 매년 눈 부시게 발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BIC에 참여하는 관람객들의 응원과 관심 어린 피드백을 통해서야 비로소 국내 게임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득우 사무국장의 생각이다. 그는 "로그라이크, 방치형 게임, 도트 그래픽은 인디게임의 단골소재이지만, 기존의 문법에서 자기만의 개성을 어떻게 표현하는 가를 지켜보면 인디게임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단순히 보여지는 게임들에 대해 비판하기보다는 BIC를 찾아주시고 게임에 대한 응원을 보내거나 진심 어린 피드백을 남겨주시면 향후 게임 개발 문화를 향상시키는 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다. 창작자 분들이 각성해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원동력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BIC를 통해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정신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득우 사무국장은 "BIC는 놀이터(플레이그라운드)라고 생각한다"라며 "개발자, 퍼블리셔, 게이머 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즐겁게 놀고, 또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계기와 장의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득우 사무국장은 올해가 개발자, 그리고 BIC에게 있어서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BIC가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그동안 오프라인에만 인프라를 집중하고 있어 온라인으로 확장을 계획하던 중 시기가 맞아떨어지면서 계획보다 훨씬 빠르게 온라인 전시회와 관련된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는 것. 코로나19와 관련된 질병 위기 상황이 해결된다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병행되는 'BIC'의 행사 규모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이득우 사무국장의 생각이다.

 

이득우 사무국장은 "오프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온라인 상에서의 체계화된 시스템이 없다는 점에 대해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라며 "마침 온라인 구축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지만, 당장 올해 BIC 2020에서는 행사의 큰 부분이 사라진 상황이다. 우선 올해에는 관람객, 개발자들로부터 최대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 분위기가 환기되면 행사 자체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득우 사무국장은 '인디게임'의 정의가 게임을 매개로 문화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작자라는 의미로 변화하고 있으며, BIC 역시 창작자들의 영감을 자극하고 응원하는 행사로 거듭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인디게임은 아마추어 게임을 의미했으며, 2010년대에는 플랫폼으로부터 독립해 자신의 길을 걷는 개인 창작자를 의미했다"라며 "그러나 지금은 당시의 의미가 퇴색되었다. 정답을 내리기에는 이른 시기이지만, 앞으로 인디게임이라는 것은 게임을 매개로 문화적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창작자들을 의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BIC 세션은 이런 관점을 중심으로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그 누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전염병으로 전 인류가 고통받는 상황을 상상했을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게 다가온 코로나19는 이미 우리의 생활 방식을 180도 바꿔놓았다. 

 

그러나 역으로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전시회로서의 기반을 다진 BIC는 앞으로도 더욱 큰 행사로 거듭날 예정이다. 국내 게임산업의 기틀을 책임질 유망 인디게임, 그리고 온라인 전시회 시대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BIC 2020'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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