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카데미' 공인 영화제 'BIAF 2020', "게스트 축소 아쉽지만 좋은 작품 보여드릴 것"

등록일 2020년09월02일 13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2020년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은 10월 23일 개막해 27일까지 진행된다. 2018년 아카데미 공식지정 영화제로 첫 행사를 치루고 3년째, 더 풍성한 작품과 게스트가 기대되었던 2020년 행사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게스트 내한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더 좋은 작품으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BIAF의 특징은 경쟁영화제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작품들이 모여 경쟁한다는 점에 아시아 유일 아카데미 공식지정 영화제로 감독, 프로듀서, 성우 등 행사에 참석을 원하는 게스트가 많아 평소 만나보기 쉽지 않은 게스트들을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이 직접 만나볼 수 있는 행사라는 점 같다.


대중적인 작품들과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들이 함께 상영되어 좋은 균형 감각을 보여준다는 점도 칭찬하고 싶은 부분. 지난해에는 일본의 인기 성우 호리에 유이가 영화제를 찾아 마니아들의 관심도 집중되었다.


코로나19 사태 하에서 2020년 행사 준비가 한창인 시기. BIAF에서는 어떤 걸 준비하고 있는지 듣기 위해 BIAF 김성일 수석 프로그래머와 다시 만났다. 지난해 영화제에서 이야기를 나눈 뒤 1년만이다.

 



 

BIAF에서는 최근 몇년 성우를 초대해 관객들과 접점을 만든 것을 좋게 평가하고 있었고 2020년에는 인기 성우들을 다수 초대해 국내 팬들과 만날 기회를 마련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기자 역시 연초부터 기대하던 부분인데, 코로나19 사태로 내년으로 미뤄지게 되어 아쉽다. 


김성일 프로그래머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해 봤다.

 

코로나 사태로 게스트 초대 축소, 아쉬워
이혁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도 있어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한 변화도 있을 것 같은데, 2020년 BIAF의 방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올해는 기존에 하던 것을 유지하기보다는 변화가 많은 행사가 될 전망입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상황인데 그런 부분이 반영되어 해외 게스트는 줄어든 대신에 콘텐츠로서 작품들을 살펴보면, 그 스펙트럼은 넓어졌습니다.

 

출품하는 국가수도 늘어났고, 무엇보다 애니메이션과 다른 장르가 혼합되어 믹스 미디어 된 작품들이 출품이 많이 늘었습니다.

 

선정작에 애니메이션 장편 다큐멘터리도 포함되었고 무엇보다, 전에 '유레카 세븐' 이후 로봇, 메카닉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희망했는데 마지막으로 '천원돌파 그렌라간', '킬라킬'의 트리거 작품도 소개 가능할 것 같습니다.

 

'프로메어' 말씀이군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아마도 그렇겠죠. '프로메어'는 작품을 떠올릴 때 쉽지 않은데 애니메이션 시상식에서 가장 큰 헐리우드 '애니어워드' 에도 노미네이션된 작품으로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캐릭터를 살렸고, 개성있는 그림체와 폭발력 있는 장면으로 BIAF에서 꼭 소개하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음악 부분을 강화해서 음악 부문 심사위원이나 홍보대사도 화제성 있는 분들을 모셨습니다. 여기에 장편, 단편 심사위원도 좋은 분들이 참여해 영화제를 풍성하게 만들어주실 거라 봅니다.

 

음악 부문은 전 홍보대사였던 박초롱, 올해 영화음악 감독으로 공을 들인 성기완 전 3호선 버터플라이 지도자이자 기타리스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고요. 국내에선 '꽃보다 남자'로 유명한 배우로, 이제는 8편의 영화를 연출한 낸 구혜선 작가/감독, 만화 소녀였던 '벌새' 김보라 감독이 장편심사위원으로 활약하실 건데요. 심사 과정과 결과 또한 기대가 됩니다.

 

해외는 올해 포스터와 트레일러를 맡은 '환상의 마로나' 안카 다미안 감독 외에, 올해 아카데미 노미네이션 감독인 송시치 및 BIAF 대상 감독인 이고르 코발로프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해외 게스트는 코로나 여파로 모시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좋은 작품들로 승부하셔야 할 것 같은데 고민이 좀 되시겠습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특별전/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극장판 울려라! 유포니엄' 3부작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이시하라 타츠야 감독 스페셜 토크로 준비했었는데, 올해는 이미 포기했고요.

 

당초 감독과 성우를 초빙하려 했는데 현 상황에서 어렵기 때문에, 그래서 인사 영상을 준비해 극장에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쿄애니 작품 중 최신작 1편도 소개할텐데, 이 작품은 쿄애니 방화사건 이후 꽤 많은 분들이 기다린 작품입니다.

 



 

좋은 계획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울려라! 유포니엄' 성우 내한은 저도 기대하고 있던 부분인데 아쉽네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저희뿐만이 아니라 AGF도 팬덤문화 중심인데 올해는 게스트를 못 부르니 대부분 행사 자체가 못 열리는 상황입니다. 저희도 게스트들의 내한이 어려워진 점은 아쉽지만 그만큼 올해는 더 애니메이션이라는 작품들을 다양하게 반영해 보여드리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아카데미 공인 영화제 3년차, 출품작 질 더 높아졌어
아카데미 공인 부문이기도 한 단편 경쟁 부문은 올해도 경쟁이 치열할 것 같습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단편 선정작은 이미 공개가 되었고요. 화제작도 기사화가 되어서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칸, 베를린, 베니스 선정작 뿐만이 아니라 디즈니/픽사, 드림웍스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감독들의 신작이 대거 포함되었는데 오직 BIAF에서만 가능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라라랜드' 프로듀서가 만들고 로라 던이 출연한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출연한 '호랑이와 티타임', 드림웍스 장편 연출 감독의 세계 최초 공개작 '아포칼립스'가 포함이 되었습니다.  

 

작년에도 칸 공식 선정작 장편 2편이 BIAF에 와서 '카불의 제비'가 심사위원상과 음악상을 수상도 했어요. '시실리아 곰들의 침략'도 칸 선정작이었습니다.

 

한국 관객들이 참 좋아할 작품이니 소개하자와 동시에 이건 꼭 소개해야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을 선정했습니다. 지난해 대상 및 관객상 수상한 '환상의 마로나'가 수상과 함께 극장 개봉이 이뤄졌었죠.

 

매년 홍보대사가 화제를 모으는데 올해는 에이프릴 이나은씨가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더군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DSP미디어는 카라를 섭외할 때 연락을 했었는데요.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여주다를 발견하고,꼭 올해 애니메이션영화제 홍보대사로 했었으면 했었어요. 학창 시절 때 미술을 했다고 해서, 그리고 작년 홍보대사가 같은 '에이틴'에 출연했던 신예은 배우였다 보니 쉽게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는데 멋진 결정이었던 것 같네요.

 

이번에 눈여겨볼만한 작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아무래도 1번째는 개막작, 이건 9월 9일에 공개하니까 그 때 확인하시고요. 인터뷰에서 언급한 '유포니엄 3부작'과 '프로메어', 그리고 BIAF 클래식에서 소개하는 리마스터드 '판타스틱 플래닛'. 올해 안카 다미안이 만든 트레일러에 살짝 소개된 그 영화입니다.

 

심사위원들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올해는 모두 감독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했습니다. 만드는 데 있어 영화제 심사도 꼭 중요한 부문이라, 그리고 감독들의 시선으로 작품 심사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장편은 심사위원장인 안카 다미안, 구혜선 작가/감독, '벌새' 김보라 감독이 포함되어 있는데, 다 영화를 만드시는 분들이시고 또 음악 부문에서는 박초롱, 성기완 두 분이라서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음악 감독들이라 다음 작품에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도 기대합니다.

 

성우 초대 늘리려던 계획, 내년으로 바톤 넘겨 이어갈 것
코로나도 있지만 OTT 서비스 등 영화산업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가 엄청 늘어났습니다. 영화산업에서 애니메이션에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니 넷플릭스로 쏠리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울고 싶을 땐 고양이가면을 쓴다'도 개봉을 못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했고, 작년 개막작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도 넷플릭스 작품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영화 팬 입장에서는 넷플릭스에 감독님들을 빼앗기는 느낌도 좀 들겠지만 투자를 하고 환경이 좋으니 넷플릭스 포맷에 맞춰 작품을 만드는 거라는 느낌도 듭니다. 일본에서는 전반적으로 극장판이 줄어드는 경향도 보입니다. 플랫폼에 가는 순간 극장판이 아니라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되는 것이고, TV시리즈 총집편이 늘고 오리지널 작품은 더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여기에 코로나로 극장들이 위축되고... 어서 회복되면 좋겠습니다. VOD가 늘어나도 관객 반응이나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있으니까요. 영화제에서 그런 분위기가 사라지면 삭막해질 겁니다.

 

지난해 호리에 유이씨가 내한해 토크를 했는데, TV로 보는것과 즉석에서 이야기하는 건 느낌이 많이 달랐죠. 현장에서 캐치되는 게 있었다고 봅니다. 그런 현장성이 없어지는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올해는 목소리 주인공들을 초청하려고 여러 건 준비했는데, 코로나로 무산되는 순간 팬들이 아쉬워하겠다는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감독이든 목소리 연기자 등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입니다. 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그런 부분을 채우고 싶습니다.

 



 

'울려라! 유포니엄'은 국내에도 팬이 많죠. 감독님과 쿠로사와 토모요씨 내한이 이뤄졌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김성일 프로그래머: 저도 참 안타까운데요. 올해는 극장 상영만으로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정말 다음 기회에 오프라인에서 만나 뵙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경쟁 장편에는 그 외에도 일본 화제작이 포함되어 있고, 역시 올해 감독 방한이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특별 영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언급할 것은 카타부치 스나오  감독의 '이 세상 (그리고 다른 세상)의 한구석에' 3시간짜리 작품을 상영 확정지었었는데, 이 작품은 내년도 BIAF에서 감독과 성우의 직접 소개로 변경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화제를 모으는 감독님들도 많이 내한하셨죠
김성일 프로그래머: 작년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오래 호흡을 맞춘 요시즈 이타미 감독과 키요타카 오시야마 감독 두분이 이 오셨었는데 작화감독을 오래 하셨고 아트가 좋은 분들인데 팬들과 만나는 기회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작년에는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이라, 기회 자체를 만들 수가 없었어요.

 

장편 경쟁 '트와일라잇' 야마모토 유타카 감독도 오셨는데 주변의 걱정과 소문과 다르게 예의가 지극해서 놀랐습니다. Q&A도 화기애애하게 진행됐고 영화제 마지막 날까지 남아, 비롯 수상은 불발했지만, -혹시 수상할까 기대감으로 턱시도를 입고 오셔서- 마지막까지 모두에게 인사도 일일이 하시더군요. 지금으로선 크라우딩 펀딩으로 제작하는 신작도 BIAF에서 상영을 희망하면서 다시 오시면 좋겠네요.

 

코로나 여파로 제작이 연기되는 경우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특히 일본 화제작이 연기가 많이 되었습니다. '신극장판 에반게리온 마지막'도 막판에 개봉이 연기되었고요. '극장판 귀멸의 칼날'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내년이 있으니까 그 때 또 올해 눈여겨 본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중적이냐 예술적이냐를 떠나 최신작 애니메이션은 일단 많이 소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그런 노력의 결과를 확인해보시면 좋겠네요.

 

보러 오고싶지만 코로나 때문에 표 구하기가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성일 프로그래머: CGV 부천에서 상영을 진행합니다. 좌석수 제한으로 관객을 몇 퍼센트 정도까지 받을 수 있을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정말 3단계로 가면 극장이 셧다운이라 상영 취소도 될 수 있어 조심스럽게 매일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장편 경쟁작은 9월 9일에 발표 예정인데, 프리미어 작품들이 많이 섭외되어 있습니다. 올해도 좋은 라인업이 갖춰졌고, 러블리한 작품도 들어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BIAF를 준비하며 느낌 점을 말씀해주시고 마무리하죠
김성일 프로그래머: 다른 영화제의 차별성은 국제경쟁영화제라는 점에 있을 겁니다. 모든 작품들이 동일한 선에서 레이스를 해야 하고 관객 지지, 심사위원 선택에 따라 수상을 결정하는 영화제로서 그 가치와 과정을 지켜보시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올해 하이라이트인 EPK도 기자회견과 같이 공개할 예정이니 칮아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더불어 모두의 건강 지키기로 코로나 없는 미래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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