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게임산업, 국내 게임사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비대면 필요하지만, 개발엔 비효율"

등록일 2020년08월28일 14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게임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이미지 : 픽사베이)

 

전세계인의 삶과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는 코로나19가 게임 산업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활성화로 야외생활을 하기 힘든 비게임층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생활로 ‘게임’을 선택하기 시작하면서 플랫폼을 구분하지 않는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지만 동시에 비대면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 소객 관리가 필요해지면서 각 게임사마다 이를 대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를 맞아 게임포커스는 국내 게임 관계사들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 시대의 게임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확인해 봤다.

 

국내 게임사 “코로나 영향이 없는건 아니지만 큰 문제는 없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올해 1분기부터 지금까지 적지 않은 게임 기업들이 확진자로 인해 회사가 일시적으로 폐쇄되거나 지역 사회의 크고 작은 감염에 영향을 받아 게임 개발 및 라이브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차질을 빗는 등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게임을 서비스 중이거나 서비스를 할 예정인 신규 프로젝트에 영향을 끼쳤을까? 설문에 응답한 게임사들 거의 대다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신규 게임의 개발이나 라이브 중인 게임들의 서비스가 크게 차질을 빚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규모가 큰 게임 기업의 경우 외부에서 회사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VPN이나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배포해 일의 손실을 줄였으며 소규모나 단독 개발이 주류가 되는 인디 게임사의 경우 정부의 안내에 따라 재택근무 혹은 화상회의로 전환해 비대면 개발에서 오는 개발 손실을 최소화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게임사 “감염 확산 방지가 우선”, 인디 개발사 “출시에 모든 역량 집중”
앞서 언급했듯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생기는 개발 손실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모든 게임 개발사들이 공동으로 극복해야될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현재까지 재택근무나 격일, 격주 출근 등 직원들간의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 말고는 마땅히 대안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상당수의 개발사들이 재택근무와 재반 시스템 마련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세계적인 언택트 사회로의 변화는 게임사들이 생각하는 최우선 가치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 출시만을 목표로 움직이는 기존의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 직원의 안전과 비대면 개발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추가된 것. 

 


 

게임포커스는 장기적인 게임 서비스를 위해 게임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설문에 응답한 게임사 대부분이 ‘직원의 안전’과 ‘게임 출시’를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꼽았지만 회사의 규모에 따라 우선시 하는 목표는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라이브 게임이 많은 대형 게임사의 경우 게임 운영에 가장 직관적인 영향을 끼치는 ‘이슈 대응’에 대한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인원이 많은 기업일수록 ‘직원 안전’에 대한 응답률이 높았다. 라이브 게임이 많지 않고 인원이 적은 개발사의 경우 비대면 게임 개발 시스템이나 업데이트, 출시를 앞둔 인력 관리에 대한 응답율이 높았다. 

 

한가지 주목할만한 부분은 설문에 응한 거의 모든 개발사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비대면 개발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크기와 프로젝트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화상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하는 비대면 게임 개발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실제로 게임 내 이슈가 생겨 빠른 논의와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는 오히려 이러한 비대면 개발환경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이슈 해결에 있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개발사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비자와의 비대면 접촉면 늘려나가는 게임사들, 소비자들 “글쎄”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변하는 게임은 그 게임을 이용하는 소비자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업 중 하나다. 게임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기도 하는 만큼 각 게임사들 역시 소비자들과의 소통 창구를 늘려나가기 위한 다양하고 적극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게임사들은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로 오프라인 유저 간담회를 선택했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게 되지만 실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타겟으로 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느끼는 게임에 대한 진정성 있는 피드백과 또 게임을 꾸준하게 즐기는 이른바 ‘진성 유저’에 대한 소비자 케어가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게임사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표 소통 수단으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는 소비자들과의 소통 수단도 바꿔놓게 만들었다. 오프라인이 중심이었던 다양한 유저 중심의 행사는 전부 온라인으로 교체되었으며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유저 간담회를 진행하는 개발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유저 간담회는 오프라인 간담회보다 만족도가 높을까?

 

게임포커스가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잘 모르겠거나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개발사들이 각각 약 75%, 약 20%에 해당됐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개발사의 비율은 약 5%에 불과해 대체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가장 큰 이유로는 진성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를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때문에 정보의 전달이나 유저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제대로된 피드백을 받기 어렵고 자칫 소비자들로부터 소통이 아니라 기업의 입장만 전달되고 종료되는 공지의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더 많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보다 심각한 여건의 해외 개발사, 사실상 업무 중단 수준
코로나19 감염자가 최근 다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국내외 상황이 더욱 안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새롭게 늘어나는 신규 감염자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산업이 마비에 가까울 정도로 정체된 상황.

 

업무 마비를 막고 직원의 안전을 위한 재택 근무가 확대되고 있지만 현재 거의 대부분의 개발사가 개발중인 신작 게임 출시나 업데이트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주요 도심에 위치 하지 않는 곳에 위치한 개발사들 일부는 게임 출시를 사태가 해결될때까지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곳도 적지 않다. 

 

반다이남코는 신작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의 무기한 발매 연기를 공지했다
 

 

특히 재택근무가 반년 이상 길어지면서 새롭게 화두가 되고 있는 원격근무 스트레스가 현대인의 새로운 새로운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일과 삶의 경계가 무너지고 일의 성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 사이의 과도한 성과주의 시스템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7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주최측이 현업 개발자 2,5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달라진 게임 산업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일부를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게임 비즈니스가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37%가 사태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응답했다. 두 번째로 많은 24%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이 사업이 다소 감소했거나, 다소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7%와 8%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이 사업이 크게 증가, 크게 감소했다고 각각 답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 약 3%가 재택근무를 하지 않고 있으며 나머지 97%의 응답자들은 이미 재택근무를 하고 있거나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로 전환했다고 밝혔혀 사실상 거의 대다수의 글로벌 개발사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팬데믹 이후 개발자들의 소득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소득 변화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62%는 팬데믹 선언 이후와 이전의 소득의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지만 18%의 응답자는 소득이 줄었다고 응답했으며 추가적으로 8%의 응답자가 소득이 크게 감소했다고 응답해 전체 개발자의 약 4분의 1이 팬데믹 선언 이후 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소득이 조금 올랐거나 크게 올랐다고 응답한 개발자들은 각각 10%와 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프로세스' 강화하고 신작 드라이브가 필요한 때 

 

일과 삶의 경계를 무너뜨리지 않는 다양한 방법들이 만들어지고 있다(이미지 : 픽사베이)


앞에서도 언급했듯 전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코로나19 사태는 의도치 않게 게임 산업이 가진 장점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기는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게임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과 모바일, 콘솔 등 모든 플랫폼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게임 시장의 호황의 이면에는 사실상 이렇다 할 신작이 출시되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라이브게임 매출이 늘어나면서 신작 보다는 라이브게임에 개발력을 집중하는 개발사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보다 상황이 심각한 해외에서는 다수의 신작들이 출시 일자를 바꾸거나 무기한 연기하는 등 사실상 경쟁 상대가 사라지면서 강력한 BM을 내세워 유저들을 지갑을 열게 만드는 일부 개발사들의 행동이 게이머들로부터 눈살을 지푸리게 만들고 있다. 

 

이밖에도 사실상 성수기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통상 근무와 재택 근무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개발력을 요구하는 효율적인 원격 근무체계 확립 역시 모든 게임사들이 고민 중인 숙제다. 보안문제로 재택에서 할 수 있는 일의 규모에도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와 유례가 없는 개발 시스템 마련에 투자되는 비용문제 등 당장 해결해야될 과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굴지의 IT기업들은 사실상 원격 근무를 임시 근무가 아닌, 통상 업무와 동일한 정식 근무 형태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업무 협업툴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쏟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NHN 등의 기업들이 협업툴로 인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연구 개발에 적극적인 글로벌 기업에 비한다면 대다수의 기업들이 걸음마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사태로 기술의 첨단을 달리는 IT기업들의 문화가 송두리째 바뀌고 있는 요즘, 위기를 기회로 바꿀 대담하고 적극적인 도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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